실세 중 실세 조용원, 상장돼 별 달았다…김여정 보좌하려?

당 창건일 직전 군사칭호 부여…당중앙 권력 기반 확실히 담보하기 위한 작업 일환인 듯

조용원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여한 김여정과 조용원. /사진=붉은별TV 캡처

조용원 북한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지난 10월 10일 당 창건일 직전에 군(軍) 직책을 부여받은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본래 당적으로만 직책을 가지고 있던 그가 군 장령이 되면서 군 내부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는 전언이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1일 데일리NK에 “당 창건기념일 전인 10월 8일에 그(조용원)에게 조선인민군 상장(별 3개) 군사칭호가 수여됐다”며 “상임위원회 정령으로 발표하지도 않고 내적으로만 전문 지휘관에 해당하는 군사칭호를 수여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군 복무 경력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 장령 계급이 부여된 것도, 당 조직부에 직책을 두고 있는 사람이 군사칭호를 받아 군 직무를 겸직하게 된 것도 상당히 드문 일”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소식통은 조용원에게 군사칭호가 부여된 배경과 관련, “그에게 내적으로 군까지 관할할 수 있는 세부적인 권한을 줘 김여정 동지를 옆에서 보좌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 일반상식이나 작전, 전술, 훈련 등 전문 이해력이 부족한 김여정에게 군은 접근하기 불편한 영역이기 때문에 김여정을 대신해 군 전반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최측근인 조용원에게 권한을 부여한 것이라는 얘기다.

이는 김여정이 조용원을 통해 간접적으로 군 내부를 들여다보고, 지도하기도 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고도 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 후계 구도가 확립될 때까지 권력 기반을 더욱 튼튼히 세우려는 의도라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소식통은 “있을 수 있는 모든 사태에 대비해 김여정 동지를 중심으로 하는 당중앙 체제를 확신성 있게 담보하면서 주체혁명 위업의 대를 굳건히 이어가도록 다양한 작업을 해두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 때문에 그는 백두혈통 계승 문제가 마무리될 때까지 중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여기서 조용원은 김정은-김여정 남매의 확실한 신뢰를 받는 인물이라는 점이 읽힌다. 실제 김정은-김여정 남매는 조용원을 당에서 가장 믿는 일꾼, 철저히 검증된 완전한 ‘내 사람’으로 여기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에 따라 조용원은 당뿐만 아니라 군 내부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력적인 존재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사실상 김여정의 권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 쓰이는 것이지만, 그 반대급부로 조용원은 북한에서 실세 중의 실세가 된 셈이다.

소식통은 “그에게 군사칭호가 수여됨에 따라 앞으로 그는 임의의 시각에 아무 때나 군 조직을 장악, 통제할 수 있게 됐다”며 “심지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군에 대한 당의 방침도 하달할 수 있게 됐고, 특정 간부사업도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열린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4차 정치국 확대회의 당시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가장 앞줄에 앉아 있는 모습. 김여정의 오른쪽에는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앉아 있다. /사진=붉은별tv 유뷰브 캡처

이런 가운데 군 정치조직에는 조용원에게 군 내부 정치사업 및 당 생활지도 사업 정형이 보고되는 내부선이 따로 생기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부대 정치부 산하 조직부 내부지도원(중좌)을 통해 단계별(연대→여단→사단→군단)로 보고가 올라가 총정치국 조직부를 거쳐 최종적으로 중앙당 조직지도부에 전달되는 기존의 보고 체계는 그대로 유지하되, 군단 조직부 안에 직속 책임지도원(상좌) 직제를 새로 만들어 조용원에게 닿는 별도의 라인을 구축하게 했다는 것이다.

군 내부의 모든 정치사업을 기록해 관리·보고하는 직속 책임지도원에는 역시 군 복무 경험이 없는 40대 미만의 중앙당 일꾼 30여 명이 발탁돼 배치됐으며, 이들은 현재 현장에서 특정 상부 지시나 당 조직지도부의 요구에 따라 구체적으로 보고서를 작성해 올리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그동안에는 당중앙이 총정치국 조직부를 거쳐야만 부대 정치사업이나 사건 사고, 특이동향을 접할 수 있었으나, 이제는 수뇌부나 당 조직지도부가 직속 책임지도원들을 통해 직접 내부의 모든 상황을 파악하고 지도관리도 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용원에게 군사칭호가 부여되면서 그에게는 군 신분증도 발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원칙적으로 북한의 군관들은 시민증이나 공민증을 반납하고 군 신분증만 가지고 있게 되지만, 조용원은 여전히 평양시민증을 가지고 있으면서 군 신분증까지 두 가지의 신분증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이를 두고 소식통은 “시민증도 가지고 있고 군 신분증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이중 사회성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인데, 이 때문에 지휘관들 사이에서는 군인이 다른 사회성분으로도 살 수 있느냐는 말도 나왔다”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