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지연시 병원 약국장 아내, 국가 약 빼돌려 장사하다 체포돼

북한 양강도 삼지연시 인민병원 앞에서 개원식이 진행되는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병원 약국장이라는 남편을 등에 업고 국가제약공장에서 생산된 의약품들을 꾸준히 넘겨받아 장사하며 주머니를 채워 온 양강도 삼지연시 여성 주민이 도(道) 안전국 수사과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정성제약종합공장과 유성제약공장에서 생산된 링거 주사약을 비롯한 의약품들을 대량으로 넘겨받아 지속적으로 개인 장사를 해오던 삼지연시 병원 약국장의 아내가 최근 주민들의 신고로 도(道) 안전국 수사과에 체포됐다.

도 안전국은 이 여성 주민이 지난 2년간 국가 약을 대량으로 빼돌려 삼지연시 건설에 동원된 돌격대원들과 여맹원들, 시내 주민들을 상대로 장사를 해오며 두려움 없이 통 크게 해 먹었다면서 국가 의료체계를 좀먹고 사회주의 보건 체계의 영상(이미지)을 흐린 비사회주의적 행위자로 낙인찍어 붙잡았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정부는 삼지연시를 제2의 평양시로 꾸리려는 국가 정책에 따라 전국적으로 돌격대가 모집된 조건에서 모든 분야에서 물자공급을 일선에서 해주었고 주민들이 밀집된 만큼 약품들도 배려해줬으나 이것이 개인 손에 들어가 좌지우지된 것을 큰 문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북한은 식량 부식물 등 삼지연시에 필요한 물자들을 보장해주는가 하면, 중앙에서 직접 병원 진료소와 같은 의료기관들에 최우선으로 약품을 공급해주는 체계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가제약공장들에서 생산한 의약품들을 전부 병원에 보내도 모자라는 형편에서 병원 약국장의 아내가 남편의 직책과 지위를 이용해 이를 거둬들여 장사로 돈을 벌자 주민들 속에서 불만이 새어 나왔다.

이 여성의 의약품 장사에 대해서는 삼지연시 당위원회 일꾼들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약국장 자체가 시 간부들과 내통하고 어느 정도 영향력도 있어 감히 건드리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분노한 주민들이 삼지연시당 차원에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보고 도당위원회에 신고하면서 이 일이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는 전언이다.

주민들은 국경 봉쇄로 밀수가 막히면서 국내에서 생산된 의약품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지만, 제약공장 측과 병원에서는 약을 받았다는 장부만 맞춰놓고 실제로는 이 여성에게 약을 몽땅 넘겨왔다는 것이 이번 도당 검열에서 드러났다고 한다.

소식통은 “현재 약국장의 안해(아내)만 도 안전국에 구류돼 예심을 받고 있지만, 이 일에는 제약공장들과 병원도 연계되어 있어 제약공장 일군(일꾼)들과 약국장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