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통신선 복원’ 닷새만에 남북 통신선 통화 응답

정부 "남북관계 복원 토대 마련"...전문가 "한미 협력 강화-남북간 신뢰 증진 동시 추진 필요"

남북 간 통신연락선이 복원된 지난 27일 오전 통일부 연락대표가 서울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 설치된 남북 직통전화로 북측과 통화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제공

북한이 4일 오전 남북통신연락선을 다시 복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10월 초 남북통신연락선 복원 의사를 밝힌 지 닷새 만에 이뤄진 조치다.

통일부는 이날 “오전 9시 남북통신연락선의 개시통화가 이뤄지면서 남북통신연락선이 복원됐다”고 전했다. 

이어 통일부는 “남북통신연락선이 연결됨으로써 한반도 정세 안정과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며 “정부는 남북간 통신연락선의 안정적 운영을 통해 조속히 대화를 재개하여 남북합의 이행 등 남북관계 회복 문제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실질적인 논의를 시작하고 이를 진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도 같은 시각 동·서해지구 군통신선을 통해 남북 간 통화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북한이 55일만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및 군통신선을 모두 복원한 것이다. 

북한은 2020년 6월 9일 통신선을 단절한 이후 13개월 만인 지난 7월 27일 통신선 연락에 응답했다. 

그러나 한미연합훈련 사전연습격인 위기관리 참모훈련이 시작되자 이에 반발해 일방적으로 통신선 연락을 끊은 바 있다. 

통신선 복원에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의 뜻을 받들어 10월 4일 9시부터 모든 북남통신련락선(남북통신연락선)들을 복원하기로 하였다”며 “남조선(남한) 당국은 북남통신연락선의 재가동 의미를 깊이 새기고 북남관계를 수습하며 앞으로의 밝은 전도를 열어나가는 데 선결되어야 할 중대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시정연설에서 “경색되어 있는 현 북남관계가 하루 빨리 회복되고 조선반도에 공고한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는 온 민족의 기대와 염원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서 일단 10월 초부터 관계 악화로 단절시켰던 북남 통신연락선들을 다시 복원하도록 할 의사”를 표명했다. 

다만 북한은 남북연락선 복구에 나섰지만 여전히 남북관계 경색의 책임을 남측에 돌리고, ‘적대시 정책과 이중잣대 철회’라는 조건을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또다시 일방적으로 남북통신선을 단절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통신선이 유지된 상태에서 기싸움 등 답보 국면이 지속될 것인지, 문제 해결의 대안을 제시하면서 대화 국면으로 전환될 것인지는 아직 불투명하다”며 “한미 협의 강화화 남북신뢰증진의 투트렉 접근이 현실적”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