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가보위성 요원 양강도에 ‘당 대표’ 신분으로 위장 파견”

북한 국경지역의 보위부 청사. /사진=데일리NK

북중 국경지역인 양강도에 국가보위성 요원들이 ‘당 대표’ 신분으로 위장 파견돼 간부들의 비리 점검 및 주민들의 사상 동향 감시‧감독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11일 소식통이 알려왔다.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7월 중순 양강도 접경지역에 수도 평양에서 ‘당 대표’들이 내려왔다. 최근에야 그들이 중좌(중령)급 이상의 국가보위성 요원이라는 점이 알려졌다고 한다.

여기서 이들이 현지에 내려온 ‘7월 중순’이라는 시점이 주목된다. 앞서 지난 6월 29일에 열린 북한 노동당 제8기 제2차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책임 간부들의 태만” “중대 사건 발생”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관련 후속 조치 차원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 일단 이들은 양강도에 내려온 첫날 혜산시와 삼지연시, 김정숙군 등 접경지역의 동사무소들에 1명씩 나뉘어 분산 배치됐다고 한다. 이곳을 사무실로 사용하면서 담당 지역 간부들의 1일 동향을 장악하고 중앙에 직보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는 국가 비상 방역을 수행하는 데 있어 국경 지역 간부들의 해이를 다잡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들은 간부들 뿐만 아니라 주민 통제 임무도 수행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보위성 요원이 아닌 ‘당 대표’로 위장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와 관련 북한 양강도 도당위원회와 인민위원회는 최근 주민들에게 국가보위성 성원들을 가리켜 평양에서 ‘당대표’들이 내려왔으니 ‘각종 문제가 제기되지 않게 생활을 잘 하라’고 포치(지시)했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악명높은 보위부보다는 당에서 파견한 일군(일꾼)들이라는 따뜻한 이미지를 줌으로써 주민들에게 편하게 다가가 그들의 속내와 움직임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당 대표’들은 담당 보위원과 안전원에 대한 통제와 협조도 요구할 수 있다”면서 “국경봉쇄가 길어지면서 비상방역을 명목으로 사실상 국경지역 주민들의 사상 동향과 움직임을 감시함으로써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