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최전방 군단서 C4I 운영할 이공계 인재 선발 나섰다

국방성 간부국·대학 간부부 연계해 선발사업 진행…입대한 졸업생들 곧바로 대위 군사칭호 받아

서부전선방어부대 화력타격훈련
북한이 지난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조선인민군 전연(전방) 및 서부전선방어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했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 군 당국이 지난해 최전방 군단에 북한식 군 작전전술지휘통제체계(C4I)를 도입하고, 최근 이를 운영할 기술참모로 이공계 대학 졸업생 인재 160여 명을 선발해 배치하는 사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C4I는 지휘(Command)·통제(Control)·통신(Communication)·컴퓨터(Computer)·정보(Intelligence)를 뜻하는 약어로, 지휘부와 일선 부대 간 정보공유시스템을 구축해 현장 지휘와 작전 수립·전개, 신속 대응, 공격·방어 수행을 쉽게 할 목적으로 도입됐다.

19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군은 지난해 중순 1, 2, 4, 5군단 등 최전방 군단에 북한식 주파수 도약 비화통신기재를 설치하고 작전전술지휘통제체계 전면 도입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북한 군 당국은 지난 13일부터 4개 최전방 군단에 이공계 대학 졸업생들을 C4I 운영 군관으로 입대시키는 간부사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이 8차 당대회에서 국방력 강화와 인민군대의 전쟁준비 완성을 강조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침을 관철한다는 차원에서 이공계 인재들을 영입해 첨단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내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소식통은 “국방성(전 인민무력성) 간부국에서는 김책공업종합대학, 리과대학, 룡성약전대학 등 대학 간부부에서 이력서와 성적표를 토대로 선발, 추천된 졸업생 중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 위주로 군관 선발작업에 나섰다”며 “선발된 학생들은 각 최전방 군단, 사(여)단 지휘부와 참모부, 작전부들에 배치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군 당국과 대학 간부부가 연계돼 진행하고 있는 대학생 군관 선발사업은 2월 16일 김정일 생일 기념일(광명성절) 즈음에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특히 소식통은 “김책공대, 리과대, 룡성약대 졸업생들은 이번 군 작전전술지휘통제체계 기술참모 간부사업이 당 8차 대회에서 제시된 인민군대 기술고도화 과업을 관철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대학 간부부의 사상사업에 의해 자원해서 입대하려고 하기도 한다”면서 “그래서 전체 선발인원의 절반은 자원으로, 나머지는 추천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식 군 작전전술지휘통제체계 운영진으로 배치될 이공계 졸업생들에게는 대위 군사칭호와 함께 작전부 기술참모 직책이 부여될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도 여러 차례 대학 졸업생들을 군관으로 선발하는 사업이 진행됐지만, 곧바로 대위 계급장을 다는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추천으로 선발된 대학 졸업생들은 생활조건이 열악한 최전방 1, 2, 4, 5군단에 배치될 것이라는 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일부 돈 있고 배경 있는 집안에서는 뇌물을 바쳐서라도 당장 자녀들의 개인 문건이 군 간부국에 넘어가지 않게 뽑아야 한다며 바삐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한편, 4개 최전방 군단의 1차 대학 졸업생 군관 선발사업이 마무리된 뒤 육·해·공·전략군 지휘부별로 2차 군관 선발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알려져 올해 9월까지는 대학 졸업생들을 군 기술간부로 모집하는 사업이 지속될 것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