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김정은 대역설 사실 아냐… ‘김정은주의’ 사용 시작”

28일 국가정보원 청사에서 국회 정보위원회 2021년도 국가정보원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이 인공지능(AI) 등을 이용한 정밀 분석 결과 일각에서 제기된 김정은 국무위원장 대역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국정원은 28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인공지능 등 다양한 과학적인 기법을 통해 분석한 결과 (김 위원장은) 2019년 약 140㎏에서 약 20㎏가량 감량한 것으로 보이며 건강에 별 이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정보위 국감 브리핑을 통해 “국정원은 김 총비서의 ‘대역설’은 근거가 업고 사실 이 아니라고 단정적으로 보고했다”며 “안면 최적 분석과 체중을 추정하는 모델 초 해상도 영상 분석 결과라고 한다”고 했다.

초 해상도 영상 분석 결과는 얼굴 피부 트러블까지 파악할 수 있을 정도라고 김 의원은 설명했다.

이와 관련, 미국 타블로이드 잡지 ‘글로브’는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쿠데타를 일으켜 그를 제거했으며 최근 공개 석상에 등장한 김정은은 대역이라고 보도했다. 국정원 이를 전혀 근거가 없는 사실이라고 일축한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9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 2일차에 시정연셜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김정은 올해 공개 활동 지난해 동기 대비 45% 증가… 내부결속 집중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올해 들어 70일간 공개 활동을 했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5% 증가한 수치라고 평가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올해 상반기에만 당 회의를 8회 주재했다. 이는 김 위원장 집권 이후 역대 최다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은) 내부 결속을 위한 정치행사에 주력했다”며 “경제 관련 행사가 5회, 군사 분야는 8회”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정원은 “김정은 정책 방향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김덕훈(내각 총리)이 농업 등 현장 시찰, 박정천(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미사일 등을 주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방발전전람회장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박정천 당 중앙위원회 비서가 함께 찍은 대형 사진(빨간색 원)이 걸려 있다. /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김정은주의 등장… 선대와 동등한 반열에 오르나

국정원은 북한 내부에서 ‘김정은주의’라는 용어가 사용된다고 밝혔다. 김일성-김정일주의와 같은 김 위원장만의 차별화된 지도이념을 만들면서 동시에 선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당 회의장에서 김일성·김정일 사진을 없앴다”며 “내부적으로 ‘김정은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최근 북한은 가수 김옥주가 노래한 ‘그정을 따르네’라는 곡의 뮤직비디오를 선보였으며 국방발전전람회장에서 김정은은 간부들과 한 테이블에서 맥주를 마시고 맞담배를 피는 사진도 보도됐다. 여기에 김정은의 얼굴이 인쇄된 티셔츠도 공개됐다.

김여정 위상에 맞는 공식 직책 부여.. 대남·대미 관장

김 의원은 김 부부장이 지난 5월 국무위원으로 임명된 데 대해 “위상에 걸맞은 공식 직책이 부여된 것”이라며 “외교·안보 총괄을 맡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김 부부장의 올해 공개 활동은 총 34회로, 작년의 17회와 비교해 급증했다”며 “대남·대미 활동을 관장하는 동시에 비공개 지방 방문을 통해 민생 동향을 파악해 김 위원장에게 보고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김 부부장이 1호 신소(김 위원장에게 청원하는 서류)를 직접 관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