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김정은, 김여정에 일부 권력 위임…통치 스트레스 때문”

지난 2019년 3월 2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베트남 하노이 호찌민묘에서 김 위원장을 수행할 때 모습. /사진=연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일부 권력을 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에게 위임했다고 국가정보원이 20일 밝혔다.

정보위 야당 간사인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김정은 동향에 대해 위임 통치라는 말이 나왔다”며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북한) 국정 전반에 있어 위임통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 의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여전히 절대 권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과거에 비해 조금씩 권한을 이양한 것”이라면서 “예를 들어 김여정 제1부부장이 대남·대미 전략 보고를 받고 다시 김정은에게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 의원은 “김여정이 후계자로 정해진 건 아니다”며 “후계자를 결정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위임통치는 김여정 제1부부장 1인만 하는 것이 아니다”며 “박봉주 당 부위원장, 김덕훈 내각총리는 경제 분야를 위임 받았고, 군사 분야는 최부일 부장, 전략무기 개발은 당 중앙 군사위 부위원장인 리병철 등이다”고 덧붙였다.

김정은의 권력이양 이유에 대해서 하 의원은 “통치 스트레스 경감 차원”이라면서 “두 번째는 정책 실패 시 김정은에게 총알이 튀는 것을, 실패 시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차원에서 책임 회피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정원은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한편, 앞서 본지는 김여정 제1부부장이 최근 당 핵심기구인 정치국 위원에 올라 2인자 지위를 굳히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한 지난 6월 북한이 남북 간 통신선을 전면 차단하고 대남사업을 대적(對敵)사업으로 전환하는 등의 대남 강경 조치를 김 제부부장이 일종의 ‘혁명 업적’을 쌓기 위한 명목으로 총괄하기도 했다고 전했었다.

“김여정, 당 핵심 정치국 위원에 발탁”…2인자 지위 굳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