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지역 우선 비료 배분” 지시에 마약장사꾼들 ‘환호’…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일 흥남비료연합기업소에서 “사회주의 농촌에 더 많은 비료를 보내주기 위해 생산을 다그치고 있다”라고 1면에 보도했다. 사진은 흥남비료연합기업소에 쌓여 있는 비료. /사진=노동신문·뉴스1

올해 농사에 필요한 비료를 국경 지역부터 먼저 배분하라는 북한 당국의 지시가 최근 내려짐에 따라 국경의 농장들이 현재 함경남도 함흥의 흥남비료공장으로 비료를 받으러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그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유통이 막혔던 마약 장사꾼들이 농장과 결탁해 마약 수급에 나서려는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전언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27일 데일리NK에 “올해 비료를 국경 지역들의 농장들부터 먼저 배분할 데 대한 지시가 지난 20일 내려졌다”며 “양강도 혜산시와 삼지연시, 보천군을 비롯한 국경 지역의 농장들은 흥남비료공장으로부터 비료를 공급받게 돼 떠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비료를 실으러 가는 차량에 대한 점검이 진행되고 있으며, 조만간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함흥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한편 농장들이 함흥에 비료를 실으러 떠난다는 소문이 주민들 사이에 퍼지자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몇 달간 지역을 떠나지 못한 마약 장사꾼들이 트랙터 운전기사들은 물론 농장의 관리일꾼들에게까지 마약 운반을 청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소식통은 “농장들이 함흥으로 비료 실으러 떠난다는 말에 국경 연선의 마약 장사군(장사꾼)들은 너무 기뻐서 환호성을 지르며 벌써 함흥의 장사군들과 전화로 연계해 암암리에 마약 거래를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경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유통이 끊기면서 마약이 10배나 오른 값에 팔리기도 하는데, 마약 중독자들은 그조차도 살 곳이 없어 몸부림치는 상황이라고 한다.

비료를 실은 트랙터는 도로에서 특별히 단속하지 않아 마약을 몰래 숨겨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마약 장사꾼들은 지금이 마약을 가져다 팔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여기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비료를 실어 올 농장의 트랙터 운전기사들은 이번 계기에 한몫을 단단히 챙기려고 너나 할 것 없이 나서고 있으며, 심지어는 선발되기 위해 농장 간부들에게 뇌물까지 챙겨주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