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김정은 아이 사랑… “우리 말 공부 시간 단축” 되레 논란

보육원 유치원 애육원 신의주 김정은 장군님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시 본부유치원 입구. /사진=데일리NK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린이 보호 일환으로 최근 전국의 유치원에 하달한 ‘우리말 공부 시간 단축’ 방침이 되레 학무보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에 “최근 전국의 유치원에서 우리말 공부 시간이 3시간에서 1시간으로 줄었다”면서 “지난 8월 중순 ‘장시간의 우리말 교육이 아이들 성장발육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원수님(김 위원장)의 방침이 하달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방침의 핵심은 ‘유치원 교육과정에 자기 이름과 숫자 1~30까지만 쓸 수 있을 정도의 교육만 진행하라’는 것.

이에 따라 유치원 교육과정 안은 다음과 같이 변경됐다.

원래 북한 유치원 교육은 김일성, 김정일의 어린 시절 따라 배우기 교양 시간, 우리말 공부 시간, 셈세기, 주산, 노래와 춤 시간으로 되어있었다.

여기서 하루 교육 시간은 5시간인데, 이를 3시간으로 줄였다. 다만 나머지는 그대로 둔 채 우리 말 공부 시간만 3시간에서 1시간으로 줄였다.

이와 관련, 김정은 체제 들어 아이 사랑이 더 부각되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젊은 세대를 당과 국가에 충성하도록 유도하고 양성하는 사업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도 이른바 애민 정치를 통한 체제 결속을 노린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같은 의도와 달리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왜 우리말 시간만 줄이냐’는 불만이 절로 나온다. ‘삶에 진정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기 위한 행동을 당국이 왜 저지하냐’는 지적이다.

소식통은 “지금은 자식을 많이 낳아 키우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1명이라도 제대로 키워보겠다는 것이 부모들의 마음이다”면서 “이 때문에 기본적이고 기초교육인 ’우리말 공부 시간이 너무 줄어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국은 이번 방침에 대한 강도 검열 사업에 돌입하는 등 감시‧감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방과 후에는 유치원과 가정에서 우리말 공부를 절대 시키지 말고 관련 학습장은 담임 교사가 유치원에 보관하라고 했다.

소식통은 “도당과 시당 교육부 부원급 간부들로 구성된 검열 성원들이 귀가 중인 어린이 가방까지 뒤지고 있다”면서 “유치원에서 당의 방침대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방과 후 귀가 중인 유치원 어린이 가방을 검열했을 때 우리(북한)말 공부 학습장이 발견되면 단련대 1개월 이상의 처벌을 받는다는 협박성 지시도 유치원 교양원(교사)들에게 포치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