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평안북도 염주군에서 10대 청소년이 돈을 벌기 위해 야간 선박 경비에 나섰다가 물에 빠져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20일 데일리NK에 “염주군에서 밤마다 부두에 묶어둔 목선 경비를 서던 15세 소년이 이달 초 바다에 빠져 실종됐다”며 “소년은 아직도 찾지 못했는데, 군 안전부는 그가 이미 사망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한 상태”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소년은 이달 초 항구 기슭에 묶여 있는 배 갑판에서 경비를 서던 중 파도에 배가 흔들리면서 그대로 바다에 떨어졌다.
당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역시 선박 경비를 서고 있던 다른 소년이 이를 목격하고 곧장 달려갔으나 거센 파도가 몰아쳐 바다에 빠진 소년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최근 북한 어민들은 선박에 실어 놓은 비품이나 선박 자체를 도난당할까 봐 돈을 주고 사람을 써 밤새 선박을 지키게 하는데, 10대 청소년을 쓰면 인건비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어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경비 일을 시키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코로나 사태 이후 경제난이 심화하면서 학교에 출석하지 않고 경제활동에 나선 10대 소년들이 많다”며 “염주군의 경우에는 고기잡이하는 어선이 많아 이곳 학생들은 고기잡이나 그물 털기, 야간 어선 경비 등의 일을 하며 돈벌이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어린 학생들은 처음엔 가정에 보탬이 되고자 돈을 벌었지만, 자기가 번 돈으로 가죽 잠바(점퍼)도 사 입고 꿈에 그리던 손전화기(휴대전화)도 살 수 있게 되자 점점 돈맛이 들어 학교 출석이나 공부는 아예 뒷전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 이번 사건이 발생하면서 군 안전부는 10대 청소년들을 고용해 일을 시키고 있는 어민들을 모두 불러 개별적으로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과정에서 청소년들에게 위험한 야간 선박 경비를 시키거나 선원증도 없는 청소년들을 불법으로 배에 태워 바다에 나가 그물 당기는 일 등 잡다한 일을 시킨 사례들이 다수 확인됐다.
이에 군 당위원회는 군 안전부가 나서서 문제가 있는 주민들에게 법적 처벌을 가하라고 지시해 한바탕 떠들썩한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런가 하면 군 당위원회는 인민위원회 교육부를 질책하고 모든 학교가 재적 인원을 점검하고 학생들의 출결 여부를 정리해 보고하도록 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학교에서는 매일 출석 확인이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고, 주말에도 학생들이 배 경비 등으로 돈벌이에 나서는 일이 없도록 통제 장악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군당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코로나 사태 이후 학교에 출석은 하지 않으면서 졸업 시기에 학교에 돈을 내고 졸업증만 받아 가는 현상을 근절해야 한다고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