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소식에 분노한 불륜남, 애인 칼로 찔러 살해하고 불 질러

북한 함경북도 국경 지역의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한 남성이 불륜관계에 있던 애인을 살해하고 시신에 불을 지르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3일 데일리NK에 “회령시의 한 농장에서 일하는 30대 유부남이 1년간 사귄 애인이 결혼하려 하자 이달 초 술을 먹고 애인의 집을 찾아가 그를 칼로 찔러 죽이고 불을 지르는 만행까지 저질러 안전부에 체포됐다”고 전해왔다.

소식통에 따르면 농장의 분조장인 이 남성은 이미 결혼해 자식까지 있는 유부남임에도 불구하고 같은 분조에 있는 처녀와 1년 전부터 불륜을 저질러왔다. 이들의 불륜 사실은 분조뿐만 아니라 농장 관리일꾼들과 농장원들 사이에도 소문나 있어 말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불륜녀는 속해 있던 청년동맹에서 비판도 받고 이를 알게 된 그의 부모로부터 꾸지람을 듣기도 했으나 불륜을 쉽게 그치지 못했다. 이에 불륜녀의 부모는 딸을 시집보내기로 하고 겨우 설득해 인근에 사는 총각과 맞선을 보게 해 결국 결혼할 날짜까지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소식을 들은 불륜남이 찾아와 “빨리 결혼을 파기하라”며 윽박질렀고, 불륜녀는 “당신은 왜 이혼도 안 하면서 내 앞길을 막으려 하냐”고 맞서는 등 옥신각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불륜남은 애인의 결혼으로 며칠을 고민하던 중 친구와 함께 술을 마신 뒤 홧김에 식칼을 뽑아 들고 한밤중에 친구와 함께 애인의 집을 찾아갔다. 그는 불러낸 애인과 또다시 승강이하다가 품고 있던 칼을 꺼내 휘둘렀고, 여러 차례 칼에 찔린 불륜녀는 결국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불륜남은 애인이 쓰러지자 겁을 먹고는 이를 숨기려는 의도에서 울바자(바자로 만든 울타리)에 가려져 있던 마른 옥수숫대를 가져와 시신 위에 덮고 불을 지른 뒤 달아나는 만행까지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죽은 처녀의 부모는 밖으로 나간 딸이 들어오지 않고 불길이 집안에까지 훤하게 비치자 이상하다고 여겨 밖으로 뛰쳐나왔으나 이미 일이 벌어진 뒤였다”며 “부모의 통곡에 이웃 주민들까지 나와보게 되면서 사건이 알려지게 됐다”고 말했다.

도망친 불륜남과 그의 친구는 현재 보안서에 체포돼 예심 중에 있는데, 이들은 살인을 저지르고 시신을 훼손한 것으로 무기형이나 사형을 선고받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