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빌붙으려다 망신”…북한, ‘유언비어 유포자 색출’ 투쟁 나서

적나라한 김정은 불만 제기되자 입단속 강화...주민들 "어린 지도자가 인민만 못 살게 굴어"

김정은 3대혁명전시관
북한이 국방발전전람회 ′자위 2021′ 개최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설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주민 사상 통제 및 내부 결속을 꾀하고 있는 북한 당국이 최근에는 주민들의 입단속을 강화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과 최고지도자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의 목소리를 억제하고 긍정적인 여론을 형성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5일 데일리NK 평안남도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당(黨)과 국가보위성이 이달 초 반사회주의 현상 타파를 강조하며 일반 주민들을 대상으로 날카로운 투쟁을 진행하겠다는 지시문을 하달했다.

노동당과 보위부 인력이 공동으로 투입되는 이번 투쟁은 유언비어 유포자 및 국가에 대한 비난자 색출과 처벌 등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투쟁을 선포한 포치문에는 “망치가 가벼우면 못이 솟는 것처럼 투쟁력이 약하면 사람들이 변질되어 반당·반혁명이 되기 때문에 수령 옹위의 원칙에서 모든 문제를 정치적으로 예리하게 봐야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시 말해, 치안 기관에 주민들이 개인적인 생각을 당의 정책보다 우선시하거나 당국의 기조와 다른 의견을 발설하지 않도록 강력하게 통제하라는 지시를 내린 셈이다.

또한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자료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권위를 강조하면서 “당의 방침을 걸써 대하는(소홀히 여기는) 현상, 당의 방침과 당의 결정을 흐지부지하면서 그 집행을 태공하는 현상, 온갖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현상을 주된 투쟁 과녁으로 정하고 자그마한 요소도 문제를 세워 강한 투쟁을 벌여야 한다”는 지시도 있었다.

북한 주민들은 일상적으로 인민반 등을 통해 정치적 교양 교육을 받고 있지만 당국이 기존 교육 이외에 새로운 투쟁을 선포한 것은 국가와 최고지도자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 표출이 과거보다 적나라해졌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소식통은 “최근 주민들 사이에서 ‘나이도 어린 지도자가 인민들을 다 죽게 만들어 놨다’ ‘정치경력도 부족해 중국과 러시아에서도 인정받지 못하고 미국에 붙으려다가 망신당하고 그 분풀이로 인민만 못살게 한다’는 비판이 돌았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노동당 조직지도부에서 보위부에 “사실과 맞지 않는 말을 내돌리며 민심을 혼란시키는 반당적 행위로 낙인하고 끝까지 색출하여 조직적, 법적 처벌을 하라는 엄중 지시가 떨어진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한편, 북한 당국은 지난 7월에도 주민들의 입단속을 강조하는 지시문을 하달한 바 있다.

당시 북한은 주민들에게 쌀과 강냉이 등 곡물을 시장가격보다 싸게 판매했지만 여론이 좋지 않자 ‘량곡(양곡) 판매와 관련한 당(黨)과 국가의 조치를 고맙게 여기고 서로 돕고 이끄는 집단주의 기풍을 높이 발휘하자’는 제목의 자료를 배포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단독] 북한 쌀 공급에도 불만 표출은 배은망덕한 태도)

코로나로 인한 국경봉쇄 이후 주민들의 경제 사정이 악화되고 당국에 대한 불만이 커지면서 민심을 통제하려는 조치가 빈번하게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가운데 소식통은 “이번 집중 투쟁 방침을 전달받은 사람들은 국가가 인민을 더 못살게 옥죄고 있으니 망둥이 제 새끼 잡아먹는 격이라고 비난한다”며 “언제면 단속·통제에서 벗어나 편하게 벌어 먹고 살 날이 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