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 피해까지 발생한 주유소 폭발 사고, 조용히 묻히는 분위기?

조사는 했지만 사고 원인·피해 규모 공식 밝히지 않아…“다른 나라 사건·사고만 알릴 게 아니다”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시의 한 주유소에서 포착된 중국산 주유기. /사진=데일리NK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시의 한 주유소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20여 명이 숨지는 대형 인명 피해가 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하지만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과 피해 보상, 재발 방지 대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사건이 조용히 묻히고 있다는 전언이다.

24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은 “지난달 초 신의주시 락원동의 한 국영 주유소에서 폭발 사고가 있었다”며 “당시 주유를 기다리던 차량 가운데 벌이버스 한 대가 폭발의 직접적인 충격을 받아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 20여 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버스가 공중으로 떠올라 폭파되면서 화재가 순식간에 번졌고, 주유를 기다리던 다른 차량과 사람들도 미처 피하지 못해 다수의 부상자도 발생했다”며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고 덧붙였다.

사고 직후 관계기관이 나서 주유소 운영자와 관리 책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지만, 이후 주민들에게 사고 경위나 원인, 피해 규모를 공식적으로 알린 바는 없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특히나 지난달 하순 당중앙위원회 제9기 제2차 전원회의가 열려 상반기 사업 총화와 경제·국방 현안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지고, 박희철 인민군 총정치국 조직부국장을 부정부패 혐의로 법기관에 넘기기로 했다는 깜짝 발표까지 더해지면서 해당 사고는 제대로 된 관심이나 조명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이 정도 사고라면 다른 나라에서는 원인 조사와 책임 규명은 물론 유가족 보상과 안전 대책까지 논의할 텐데, 여기(북한)에서는 몇 명을 조사하는 것으로 조용히 끝내는 분위기”라며 “사망자와 유가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나 후속 조치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북한은 그동안 대형 화재나 붕괴, 열차 사고 등으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해도 이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거나 내부에서도 제한적으로만 알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사고 역시 주민들 사이에서 입소문으로만 알려졌을 뿐 당국 차원에서 공식화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매일 국제 정세와 다른 나라 사건·사고만 알릴 것이 아니라 우리 땅에서 사람이 죽고 다치는 일부터 제대로 알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중대 사고가 발생해도 원인이나 책임 소재를 밝히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기보다 사건을 덮는 데만 급급한 모습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한편, 소식통은 “이번 사고는 시설 관리 부실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주민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노후 주유소 시설 전반에 대한 안전 관리가 강화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며 “최근 개인 차량 소유자들이 늘어나면서 주유소 이용도 늘고 있지만 시설 관리와 안전 점검은 여전히 소홀해 주민들은 또 비슷한 사고가 발생할까 봐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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