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산 우라늄 정련공장 인근 마을서 집단 괴질 발생…일대 전면 봉쇄

하천 유역 마을 주민들 탈모·구토 등 증상 호소…평양으로 통하는 길목 차단하고 검문검색 강화

북한 황해북도 평산 우라늄공장 침전지가 배수로와 연결되고 개통이 돼서 침전물을 방류하는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폐수는 소하천을 따라 2km를 흐르다 예성강과 만난다. /사진=월드뷰-3

북한 황해북도 평산 우라늄 정련공장 인근 마을을 중심으로 탈모와 구토를 동반한 집단 괴질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북한 당국이 일대를 전면 봉쇄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데일리NK 황해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평산 우라늄 정련공장 인근 하천 유역의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괴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큰 파문이 일었다. 주민들은 갑작스러운 머리카락 빠짐 현상과 시도 때도 없는 구토, 피부 반점 및 극심한 무기력증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현지 보건 의료 기관에서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했고, 의사들 역시 처방할 약이 없어 발만 동동 굴렀다. 그러는 사이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주민 수는 빠르게 늘어났다.

단순 전염병이 아닌 방사능 오염으로 인한 피폭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주민들의 불안은 극에 달하고 있다. 소식통은 “국가가 국방력 강화를 기치로 내걸고 핵물질 생산을 무리하게 독려하면서 평산 우라늄 정련공장이 밤낮없이 가동된 것이 화근이라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공장 인근 하천 물을 식수나 생활용수로 사용해 온 주민들은 공장에서 유출된 방사성 폐기물과 오염수가 이번 집단 괴질의 원인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당국은 역학조사 대신 사건 은폐와 지역 봉쇄라는 극단적인 처방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황해북도 당위원회와 인민위원회, 안전국에는 “해당 지역 주민 전체에 대해 특별한 용무를 제외하고는 평양시 출입을 전면 차단한다”는 내용의 당·내각 공동 지시도 내적으로 긴급 하달됐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지난 13일 새벽을 기해 평산군과 서흥군 등 공장 인근 군 단위 경계선에 차단벽이 세워지고 평양시로 통하는 모든 길목이 전면 봉쇄됐다.

평양으로 통하는 주요 길목 초소들의 검문검색은 평소보다 수 배 이상 강화됐는데, 초소 안전원들은 황해북도 발행 증명서를 소지한 주민들은 무조건 돌려보내고, 특별 승인 번호가 찍힌 공무 통행증이 없는 한 그 누구도 통제선을 넘지 못하도록 엄격히 단속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집단 괴질이 발생한 하천 유역 마을에는 평산군 안전원들이 배치돼 주민들의 이동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당국의 조치에 현지 주민들의 민심은 크게 요동치고 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과거 핵시험장 주변에서 돌던 ‘귀신병’이 우리 동네에도 상륙한 것 아니냐”, “나라에서 시키는 대로 무기 만들다 병을 얻었는데 이제는 쓸모가 없어지니 가두어 두고 굶겨 죽이려는 것이냐”라는 등 불안과 원망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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