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치국회의서 수해·방역 등 논의… “외부적 지원 허용 말라”

당 전문부서 신설, 김재룡 해임·박태덕 복귀 등 조직개편과 인사 문제도 다뤄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6차 정치국회의가 진행됐다고 14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당 정치국회의를 열고 최근의 수해 상황과 관련한 주민 생활 보장 문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방역 등을 논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4일 전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6차 정치국회의가 8월 13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면서 ▲수해복구 문제 ▲코로나19 방역 문제 ▲개성 봉쇄 해제 문제 ▲당중앙위원회 부서 신설 문제 등을 토의·결정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번 장마철 기간에 전국적으로 3만 9296정보의 농경지 피해가 발생하고, 살림집 1만 6680여 세대와 공공건물 630여 동이 파괴·침수되는가 하면 도로와 다리, 철길이 끊어지고 발전소 언제(둑)이 붕괴됐다는 등 구체적인 피해 상황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특히 강원도 김화·철원·회양·창도군과 황해북도 은파·장풍군을 비롯한 피해지역의 주민들이 커다란 생활상 고통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집과 가산을 잃고 임시 거처지에 의탁하여 생활하고 있는 수재민들의 형편과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국가적인 비상방역 사업이 장기화돼 여러모로 애로와 난관이 많다 해도 필요한 모든 조치들을 신속하게 조직 전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재민들이 한지에 나앉아 당 창건 75돌을 맞이하게 할 수는 없다”면서 “이번 기회에 피해지역을 인민들의 요구와 지향, 발전한 시대적 수준에 맞게 새롭게 일신시키며 앞으로 자연재해나 큰물(홍수)이 다시 발생한다고 해도 피해를 받지 않게 해당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적절한 위치에 질적으로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본보는 황해북도 소식통을 인용해 수해지역인 은파군 농장마을 800세대 건설과 관련, 1개동 2세대짜리 농촌문화주택을 11월 10일까지 완공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관련기사 보기: 北 곡창지대 장마·폭우 피해 속출…전국에 모금 과제 떨어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6차 정치국회의를 열고 최근의 수해 상황과 방역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14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은 이번 수해와 관련한 외부 지원을 받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에 대해 조혜실 통일부 부대변인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자연재해 등 비정치적 분야에서의 인도적 협력은 일관하게 추진한다는 입장”이라며 “북한의 수해 피해에 대해서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북한은 이번 회의를 통해 지난 3주간 개성지역에 내려졌던 봉쇄령을 해제하기도 했다. 북한은 앞서 7월 말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탈북민이 분계선을 넘어 개성으로 귀향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개성시를 완전봉쇄하는 조치를 취했다.

또한, 이번 회의에서는 당 중앙위원회 부서 신설하는 문제와 관련한 결정도 내려졌으나, 북한은 신설된 조직의 명칭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국가와 인민의 존엄과 이익을 수호하고 사회의 정치적 안정과 질서를 믿음직하게 유지 담보하며 우리의 계급진지, 사회주의 건설을 철통같이 보위해나가는데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비교적 큰 폭의 조직개편도 이뤄졌다. 김 위원장은 헌법적 권한에 따라 김재룡 내각 총리를 해임하고 김덕훈 당 부위원장을 후임 내각 총리로 임명했다. 해임된 김재룡은 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당 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덕훈 신임 내각 총리는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함께 당 정치국 상무위원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이로써 북한의 핵심 권력기구인 당 정치국 상무위원은 기존 3인 체제에서 2명이 추가돼 5인 체제로 개편됐다. 이는 사회주의 당 국가체제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지난 2월 당간부양성기지 부정부패 사건으로 해임된 박태덕의 복귀도 확인됐다. 그는 이번 회의를 통해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과 당 부위원장 및 부장으로 선임됐다.

당 중앙위 전문부서의 수장에는 김재룡, 박태덕 외에도 박명순 당 경공업부 부부장과 전광호 내각 부총리, 김용수 당 재정경리부 제1부부장이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 중 박명순과 전광호는 당 중앙위 정치국 후보위원에도 보선됐다.

이밖에 이날 회의에서는 도당위원장 교체도 이뤄졌는데, 함경북도 당 위원장에는 김철삼이, 남포시 당 위원장에 리재남이 각각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