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南 코로나 상황 자세히 보도하면서 확진자 감소세 언급 無

北 확진자 '0' 주장 지속 유지…자국 보건 의료 체제 '자화자찬' 강조

노동신문 코로나 미용실 소독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을 철저히 막자’는 제목의 기사에 황해남도 옹진군 미용실에서 방역작업을 벌이는 사진을 게재했다. / 사진=노동신문·뉴스1

연일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수 현황을 자세히 전했던 북한 매체가 국내 확진자 증가세가 둔화하자 보도 비중을 줄이고 있다. 호전되는 한국의 코로나 상황을 보도하는 것이 남북 체제 비교와 선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남조선에서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자가 8236명으로 늘었다”며 중앙방역대책본부 보도에 따르면 16일 0시 기준으로 비루스 감염자가 15일 0시 이후 74명이 추가로 발생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수는 76명”이라며 “남조선(한국) 전문가들이 신형 코로나비루스 전파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데 대해 밝혔다”고 보도했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처음으로 100명 이하로 감소한 지난 15일 상황을 전하면서도 북한 매체들은 이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신문은 16일 보도에서 남측에서 감염자 76명이 추가 발생했으며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75명, 한국 출국자의 입국을 거부하거나 절차를 강화한 나라와 지역은 131곳으로 늘어났다고 단신으로 보도했다.

남측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가장 많았던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 북한 매체들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전문가 발언을 자세히 전하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노동신문은 서울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최악의 경우 남조선 주민의 40%까지 비루스에 감염되고 년 말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3일에는 “남조선 감염자들 가운데서도 위독한 환자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데 비하여 병원들의 수용 능력이 미처 따라서지 못해 입원을 기다리다가 사망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며 “남조선 당국은 1일 현재 대구에서만도 1000명이 넘는 확진자들이 집에 있는 형편이며 이 경우 하루 동안에만도 감염자가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고 하면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전염병 확산을 차단하는 특수 격리 병실인 음압병실 부족 상황을 병원 수용 능력 한계 상황으로 보도한 것이다.

노동신문은 한국에서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발생한 이후 지난달 21일부터 6면에 국내 확진자와 사망자 현황을 연속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 매체들은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연일 자세히 전하면서도 자국 내 코로나19 발병 상황은 제대로 밝히지 않고 있다.

오히려 북한 당국의 보건정책의 우월성을 언급하며 체제 선전에 활용하고 있다. 지난 4일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조선로동당의 예방의학적방침’이 인민들의 건강을 보호 증진시키는 데 발양되고 있다며 “누구나 병치료에 대한 근심 걱정을 모르고 건강한 몸으로 일하며 행복한 생활을 누리게 하는 가장 인민적인 보건제도”라고 강조했다.

당의 예방의학적 방침으로 인해 코로나19의 유입을 막았다는 자화자찬인 셈이다. 북한 매체의 이러한 보도 동향은 남북의 코로나19 감염 상황을 비교함으로써 체제의 우위를 선전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신문은 이날 보도에서도 “방역사업에서 만족이란 있을 수 없다”며 “각 지역별로 정치사업과 위생선전활동을 강도높게 전개해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북한의 코로나19 감염 상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