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2차 연장… “北교육성, ‘4월 15일까지 방학’ 긴급 지시”

16일 전국 학교에 하달...소식통 "김일성 생일 전 전염병 극복 의지 강조한 것"

북한 학생
북한의 학생들이 컴퓨터 수업을 받고 있다. /사진=조선의오늘 홈페이지 캡처

북한 당국이 전국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방학을 4월 15일까지 연장하기로 전격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달 20일 하달한 ‘한 달 재방학 실시’ 조치의 연장선으로, 결국 오는 20일로 예정됐던 개학이 재차 한 달가량 늦춰지게 됐다.

내부 소식통은 17일 데일리NK에 “16일 교육성이 모든 학교에 4월 15일까지 방학을 다시 연장한다는 긴급 지시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교육성은 이 같은 방침을 하달한 이유에 대해 ‘거리두기’를 꼽았다. “사람 간 접촉금지가 코로나 전염병 확산방지에 근본적 최선”이라고 언급했다는 것이다. 즉 북한 당국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에 대처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를 내놓은 셈이다.

또한 여기서 4월 15로 정한 이유가 주목된다. 이날은 북한에서 태양절로 불리는 김일성 생일이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성스러운 태양절 전에 전염병을 이겨내고 국가적 대축전으로 맞이하자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통 태양절에 이틀 휴식하기 때문에 정확한 개학날은 4월 17일이라고 봐야 할 것”이라면서 “교육성에서도 이를 잘 알고 있지만 주민들의 정치적인 결집을 높이기 위해 이같이 결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학이 연기됨에 따라 학생들에게는 ‘복습’이라는 교육지침이 하달됐다고 한다. 또한 ‘외출 자제’라는 지시도 강조됐다. 이와 관련, 평양에 있는 중앙대학의 경우엔 ‘평양 출신은 자택에서, 지방 출신은 기숙사에서 호실별로 복습하라’는 지침이 제시됐다고 한다. 평양에서 지방으로 유동 금지 조치는 유지한다는 것이다.

사상 초유의 2차에 걸친 개학연기 결정으로 주민들은 다소 혼란스러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소식통은 “보도에 나온 것처럼 진짜로 한 명도 확진자가 없다면 2차에 걸친 개교 연장을 왜 하는 건지, 의아해하는 주민이 많다”면서 “전염병이 남의 나라 일만이 아니라 우리도 위험한 상태인 것 같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한 번도 아니고 재차 개학을 연장하기는 공화국(북한) 역사상 처음”이라면서 “이는 전국의 전염병(코로나19) 상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주장했다.

당국의 2차 개학연기 추가 결정을 밀수와 연관 지어 생계를 걱정하는 주민들도 있다.

이는 일부 주민이 “개학 때까지 (국경) 연선에 발도 못 붙이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뜻이다. “밀수도 못 하게 하고, 유동도 못 하게 하면 앉아서 죽으라는 소리인가” “전염병으로 죽는 걸 막겠다 하다 굶어 죽는 사람이 더 많이 나오겠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달 20일부터 1개월간 재방학을 전격 실시하기로 지시하고도 일주일이 지나서야 조선중앙방송으로 전했었다. 반면 본보는 이 소식을 결정 하루 뒤에 바로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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