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경비정, 불법 조업 中어선 향해 무차별 사격…보복성 공격?

총탄에 맞은 중국 어부 3명 사망…소식통 "코로나에 돈 못버는 북한 군인들 더욱 포악해져"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 일대 압록강변에서 순찰 중인 북한 경비정의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 경비정이 최근 자국 영해를 침범해 불법조업하던 중국 어선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실탄 사격을 가해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에 “지난 11일 조선(북한) 경비정이 조선 바다에서 불법으로 조업하던 중국 어선을 향해서 총알 세례를 퍼부은 일이 있었다”며 “이로 인해 중국인 어부 3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당시 중국 어선들은 황해남도 해주시와 옹진군 부근 북한 서해 앞바다를 돌며 불법 조업을 벌이고 있었다.

중국 어선들은 대부분 선단을 이뤄 고기잡이에 나서는데, 당시에도 10여 척의 어선이 모여 함께 조업하던 중 1척이 단속에 나선 북한 경비정으로부터 총탄 공격을 받았다고 한다.

이에 해당 어선에 타고 있던 중국인 어부 3명이 총에 맞아 그 자리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북한 경비정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뇌물을 받기 위해 위협만 할 뿐이었다”며 “경고 사격을 하다 총탄이 배에 맞을 수도 있는 일이지만 이번에는 실제 사람에게 총을 쏴 죽이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소식통은 지난 7월 말 압록강 하구에서 발생한 북한 경비정과 중국 어선 간 충돌 사고가 이번 사건의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보복성 공격의 성격이 짙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앞서 본보는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말 북중 접경지역인 평안북도 신의주 압록강 하구에서 중국의 불법 조업 어선 4척이 일렬로 띠를 이뤄 북한 경비정을 들이받아 7명의 경비대원이 바다에 빠지고 일부가 실종됐다고 전한 바 있다.

중국 어선들은 불법 조업을 눈감아주는 대가로 상당량의 뇌물을 요구한 북한 해안경비대에 불만을 품고 힘을 합쳐 경비정을 들이받은 것인데 당시 이 사건은 북중 양측에서 모두 문제 삼지 않고 넘어가는 것으로 무마됐다. (▶관련기사 보기: 압록강 하구서 北경비정-中어선 충돌…실종자 발생에도 ‘쉬쉬’)

이번 북한 경비정의 총격을 받아 사망자가 발생한 중국 어선은 함께 선단을 이루고 있던 다른 중국 어선이 견인해 갔으며, 중국 당국은 이번 일을 크게 키우지 않기 위해 사건을 조용히 덮으려는 분위기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흉흉한 사건이 잇따르자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와 맞닿은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 앞바다로의 어선 출항을 당분간 금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소식통은 “지난 6월에 단동 앞바다에서 사람 없는 어선 한 척이 발견됐는데 그 안에 사람 귀로 보이는 조각과 핏자국이 남아있었다고 한다”며 “중국 정부가 나서서 조사하고 수소문한 끝에 조선 해안경비대의 소행으로 파악됐으나 사건 해결을 위한 뾰족한 수가 없어 흐지부지됐다”고 말했다.

이 사건에 대해 알고 있는 평안북도 소식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밀수가 막히고 뇌물 수입도 줄어든 북한 군인들의 삶이 팍팍해지면서 이 같은 어수선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염병(코로나19) 때문에 바다에 나가지 못한 군대들이 돈을 벌지 못하자 더욱 포악해지고 있다”며 “해적질에 사람을 죽이는 일까지 하고 있어 중국인들도 무서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