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공장 정전 반기는 북한 노동자… “봉급도 적은데 이참에 쉬자”

중국 지린성의 한 의류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의 모습(기사와 무관). /사진=데일리NK

중국이 최악의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는 공장도 정전이 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이 때문에 정상적으로 작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오히려 이를 반기는 노동자들이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29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수천 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있는 지린(吉林)성의 한 공장이 이달 초에 전기가 끊기는 일이 있었다”면서 ‘이틀 정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일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최근 중국은 발전용 석탄 공급 부족으로 인해 심각한 전력난에 처해있다. 이로 인해 곳곳에서 정전이 일어나고 있으며 공장 가동도 중단돼 기업들이 큰 손해를 보고 있다.

특히 지린성을 포함한 동북 3성(헤이룽장(黑龍江)·지린·랴오닝(遼寧))이 상당히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이 정전으로 인해 작업이 중단되면 노동자들은 일하지 못하는 만큼 급여를 받지 못하게 된다. 그런데도 북한 노동자들은 오히려 반색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소식통은 “북한 노동자들이 받는 손에 쥐는 돈은 한 달에 겨우 50위안(한화 약 9000원)뿐이다”며 “이 때문에 오히려 일을 안 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한 북한 노동자는 “그동안 밤새 일을 해 힘들었는데 이번 정전으로 편하게 놀게 됐다”면서 “정전이 계속돼 한 달에 일주일만 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본지는 북한 당국이 재중 노동자들의 월급의 약 98%를 충성자금으로 착취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재중 북한 노동자들은 한 달에 50위안 밖에 수령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북한판 코로나 착취… “재중 北 노동자 월급 98%, 충성자금으로”)

그렇지만 하루 16시간이 넘는 장시간 노동과 살인적인 업무강도로 인해 고통받아왔다.

이 때문에 급여도 사실상 받지 못하면서 일을 해온 북한 노동자들이 정전으로 인한 휴식을 반기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소식통은 “한곳 공장 빼고 대부분 정전이 됐다”며 “현재 복구가 됐는지는 아직 정확히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2017년 12월 대북제재 결의(제2397호)를 통해 회원국들에 2년 이내에 북한 노동자를 전원 송환할 것을 의무화했다. 그러나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발생 이후 국경을 봉쇄함에 노동자들의 송환을 하지 않고 있다.

중국 역시 재중 북한 노동자들의 송환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중국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은 정식으로 노동 비자를 받은 사람들이 아닌 단기 방문이나 학생 비자를 발급받고 나왔다. 이에 중국 당국이 이들을 송환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