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흥 현화장사꾼, 공개재판서 ‘무기징역’ 선고받아…무슨 죄?

18년 10월경 촬영된 평안남도 순천 지역의 장마당 풍경. /사진=데일리NK 내부소식통

북한 함경남도 함흥에서 불법 환전 거래 혐의 등으로 공개재판에 넘겨진 한 여성 주민이 무기징역을 선고받는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초순 함흥시내 성천강 강둑에서 북한 당국의 통제에도 불구하고 달러 장사를 하다 붙잡힌 50대 여성 김모 씨에 대한 공개재판이 진행됐다.

해당 지역의 소문난 ‘현화 장사꾼’(화폐상)인 김 씨는 배낭을 메고 다니며 외화를 환전해 주는 일을 수년간 지속해오면서 꽤 많은 돈을 벌어온 인물이라고 한다.

그러다 지난 4월 중순 사포시장에서 달러와 국돈(북한 돈)을 몰래 맞바꾸다가 시장을 돌던 단속 보안원(경찰)들에게 들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이 공시한 국가 공식 환율로 환전하는 경우에는 국돈의 가치가 너무 낮아지기 때문에 주민들은 주로 시장에서 활동하는 개인 화폐상들을 통해 외화를 원화로 또는 원화를 외화로 교환하고 있다.

개인 간에 서로 다른 화폐를 교환하는 행위는 늘 북한 당국의 감시를 받지만, 최근 들어 갑자기 불법 환전 거래를 강력히 통제하고 화폐상들에 대한 단속도 강화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 본지는 앞서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개인의 외화 고가·대량 매매를 금지하기 위해 환전 여부를 집중 단속하는 ‘1118상무’를 조직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는 북한 당국의 공채 발행과 맞물려 나타난 현상으로, 공채 발행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환율 안정화를 꾀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됐다.(▶관련기사 보기: “공채 발행 부작용 최소화하라”…北당국, 환율 안정화 조치 돌입)

불법 환전 거래 현장에서 보안원들에게 걸린 김 씨는 돈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항의하며 실랑이를 벌이던 중 보안원들의 얼굴을 할퀴었고, 이것이 치열한 몸싸움으로까지 번지면서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특히 보안원들은 김 씨를 끌고 가 가택수색까지 벌였는데 끓어오르는 화를 주체하지 못한 김 씨가 휘발유와 라이터를 손에 쥔 채 돈이 들어 있는 25kg짜리 자루를 두고 앉아 ‘돈을 빼앗기느니 불살라 없애 버리겠다’고 협박하는 등 보안원들 앞에서 난동을 부린 것으로도 전해졌다.

결국 이달 초에 진행된 공개재판에서 김 씨는 ▲개인 간 환전 금지 방침을 거역한 죄 ▲보안원들의 업무 수행을 방해한 죄 ▲김일성·김정일의 초상화가 있는 집에서 불을 지르겠다며 위협한 반역죄 등의 죄목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소식통은 “정부는 재판이 있기 바로 전날 재판이 열린다는 것을 공고했고, 실제로 이튿날 함흥시내 인민반장들과 사포시장 장사꾼들을 전부 모아 놓은 가운데 재판이 이뤄졌다”면서 “무기형을 선고받은 여성은 판결 직후 곧바로 족쇄가 채워져 차에 실려 갔다”고 전했다.

한편 소식통은 이번 사건과 관련, “현화(외화) 장사 단속은 정부가 돈이 마를 때마다 불시에 하는 행위”라면서 “이런 정치가 주민들의 민심을 거스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