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북 가정·기업소 전기 공급 축소”…수풍댐 전력 판매 영향?

소식통 "군수 공장마저 교차 생산에 돌입...전력 판매, 中 요구로 압록강합작회사 주도"

북한 수풍댐. /사진=데일리NK

북한 평안북도 일대에 가정과 기업소에 최근 전기공급이 축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전력난을 겪고 있는 중국에 전기 판매량을 확충한 결과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10일 데일리NK에 “최근 가정에 공급되는 전기가 하루 2~5시간에서 1~2시간으로 줄었다”면서 “주변의 많은 군수 공장들이 교차생산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고난의 행군시기(1990년대 중후반 대량아사시기)를 제외하고 이전에는 아무리 전기가 부족해도 군수 공장들은 교차생산을 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최근 정주제련소, 청수 화학 공장조차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생산에 지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만성적인 전력난에 시달리면서 기업소에 정해진 시간에만 전기를 이용해 물건을 생산하도록 ‘교차생산’을 강제하고 있다.

제련소나 화학공장 등은 특성상 전기공급이 중단되면 막대한 피해를 가져오고 이를 복구하는데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다. 이 때문에 이런 중요 군수 공장은 교차생산 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전력난이 더욱 심각해지면서 군수 공장마저 ‘교차 생산’이 대상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지난달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9월 중국의 북한 전력 수입량은 3만 5974MWh로 지난해보다 62% 증가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은 북한과 공동으로 운영하는 수풍댐에서 생산한 전력 가운데 절반을 가져갔다. 북한은 자신들의 몫의 전기 중 일부를 중국에 판매해왔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북한이 전력난을 겪고 있는 중국에 평소보다 많은 양의 전기를 판매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이 자신들의 전력 사정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전력을 판매하고 있어 주민들의 생활에 불편을 주고 공장 운영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번 전력난이 전기 판매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수풍발전소 전기를 중국에 다 줘서 전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며 “이전에는 중국에 보내는 전기는 총 70만kW 중 35kW였지만 최근 중국의 전력 사정이 긴장(악화)되면서 60만kW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이어 “전기 판매는 중국 측의 강력한 요구에서 비롯됐다”며 “전기를 판매하지 않으면 송유관으로 들어오던 원유공급이 중단될 수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심각한 전력난에도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전력을 판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이야기다.

그러면서 그는 “전력 판매는 전력공업성의 지시로 압록강합작회사가 진행했다”면서 “가격을 올려 받지는 않았지만, 판매량이 늘어 외화를 배는 벌어들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은 10월 전기절약 월간을 맞아 대대적인 전기검열을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 5월에 이어 10월에도 전국적으로 전기절약사업이 구체적으로 집행되고 있는지, 도·시·군 기관들과 주민들은 사업에 얼마나 잘 동원되고 있는지를 중심에 두고 점검을 진행했다고 한다.

그러나 본지 취재 결과 최근 전기검열의 강도가 한층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전력 판매로 인한 전력난의 영향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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