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경제난이 하루 이틀 일은 아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북중 국경을 봉쇄하면서 점차 상황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북중 무역이 봉쇄되자 가동이 중단된 기업소가 속출하기 시작했다. 원자재가 제대로 들어오지 않으니 물건을 생산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에 공장기업소에서 월급을 받던 주민들은 하루아침에 수입원이 없어지게 됐고, 시장으로 유입되던 물량도 대폭 줄었다.
이 같은 시장 위축에 따라 부수적으로 수입을 올리던 요식업이나 유통업도 타격을 받았다. 코로나 경제난이 사회 곳곳에 침투했고, 꽃제비 등 취약계층부터 생계난에 시름이 깊어만 갔다.
또한 비상방역 명목으로 단행된 시장 이용 제한 조치도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다. 특히 골목 장사 등 제한함으로써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인들도 적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데일리NK는 혜산시장 상인 3명에게 현재 상황과 2022년 새해 소망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 현재 전반적 상황은 어떤가?
쌀 장사꾼 최 모 씨(이하 A) : “국경봉쇄 이후 날이 갈수록 사는 게 숨 막힌다. 여유가 있는 사람들도 최근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우리 같이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사람들은 어쩌겠나. 정말 앞이 안 보인다.”
옷 매대 운영 리 모 씨(이하 B) : “전반적으로 장사가 안 된다.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먹는 데만 신경쓰는 데 어쩌겠나. 이제는 갖고 있던 밑천도 다 까먹고 거덜나 앞으로가 더 막막하다. 한숨밖에 안 나온다.”
– 수입이 줄어들었다는 건가?
A : “하루 쌀 1kg 사가던 사람들도 이제는 500~600g 정도 구매해 간다. 지난 여름엔 그래도 하루에 5~6천 원 벌었는데 겨울에 들어서면서 3천~4천 원 벌이도 겨우 한다.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 이전과 비교해 보면 수입이 70% 정도 준 것 같다.”
B : “코로나 전에는 하루 수입이 평균 중국돈 200원(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한 달에 500원도 못 벌 때가 있다.
벌이가 시원치 않은 상황에서 상품 가격만 지속 오르고 있다. 여기에 사회적 과제도 많아 하루하루가 정말 지옥이다. 새해 들어섰지만 새 옷이나 새 신발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너무 없다. 사는 게 다들 어렵다는 게 느껴진다.”
신발 수리 전문 김 모 씨(이하 C) : “신발 수리는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돈벌이가 좀 괜찮다. 사람들이 돈이 별로 없으니 새 신발을 사는 것보다는 신던 신발을 고쳐서 신기 때문이다. 손님이 많을 때는 하루에 중국돈 20원 정도는 번다.”
– 어떤 게 가장 힘든가?
A : “이전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장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하루 2~3시간밖에 안 된다. 무엇이 됐든 시장에 나가 물건을 팔아야 하루 식량을 해결하는 데 그게 잘 안 되니 생계를 이어가기는 어려워졌다.
지금은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문을 여는 데 실제 물건을 팔 수 있는 시간은 1시간 남짓이다. 무슨 방역을 한다고 난리를 피우기 때문이다. 사실상 시장을 폐쇄된 것이나 같다.
더욱이 오후 6시 통행 금지 시간을 어기면 단련대로 끌어가고 있다. 낮에 집에 와서 구매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거의 외상이다. 정말 다들 힘들어 한다.”
C : “신발 수리 주문이 너무 많다. 기한 내 수리를 못 하고 밀린 신발들도 많다.
이는 그만큼 주민들의 생활 형편이 어렵다는 걸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정말 한심한 신발을 가지고 와서 다시 수리해 신는 손님이 많다.”
– 새해 소망이 있다면?
A : “별다른 게 있겠나. 새해에는 시장이라도 맘 편히 볼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
B : “올해는 국경이 열려서 수입 상품도 많이 들어왔으면 한다. 지금 통제가 심해 말을 못 해 그러지, 사람들 불만이 대단하다.”
C : “시장 개장 시간 제한과 단속 통제가 좀 느슨해졌으면 한다. 생활 안정을 위한 정책이 하루 빨리 시행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