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칼럼] 관광을 통한 부흥…김정은 정권의 야망과 한계

김정은_금강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국를 방문했다고 노동신문이 23일 보도했다. / 사진=노동신문 캡처

금강산 관광사업은 갑작스럽게 다시 주목을 받게 되었다. 10월 23일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금강산 지역을 방문해서, 그곳에 있는 남한의 관광시설들을 모두 다 철거하고 그 대신 자체 힘으로 새로운 시설을 건설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북한 측의 발표는 여러 각도에서 볼 수 있다. 한편으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만의 표시이다. 그러나 북한은 금강산을 폐쇄한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국제 관광 지구로 열심히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뿐만아니라 북한은 금강산에서 멀지 않는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를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데, 갈마지구는 조만간 개장할 예정이다. 김정은 집권 후 주력했던 마식령 스키장도 금강산에서 그리 멀지 않다. 이를 감안하면 북한 측은 여전히 동해안 지역을 국제관광지역으로 만들 생각이 많아 보인다.

이러한 아이디어를 내놓은 이유를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김정은이 어린 시절 스위스에서 유학한 것은, 관광사업에 대한 태도에 핵심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아름다운 자연이 즐비한 스위스는 세계적인 관광 국가이다. 김정은은 북한에도 아름다운 자연이 있으므로, 스위스를 모방하여 관광사업을 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스위스와 북한의 상황은 아주 다르다. 객관적으로 말하면 북한은 서방 선진국의 부자 관광객들에게 매력이 없다. 그 때문에 김정은이 북한으로 올 외국 관광객으로 부유한 서방국가의 관광객들을 상정한다면,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유럽과 북미 선진국 사람들이 북한 관광에 별 관심이 없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모두 다 북한 당국이 스스로 노력으로 바꿀 수 없는 장애물들이다.

첫째 북한은 외국 방문객들을 열심히 감시, 통제해야 한다. 선진국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나라들 가운데는 권위주의 국가들이 없지 않지만, 이들 나라에서도 외국 관광객은 입국 이후에 거의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으며, 현지 주민과의 소통 및 접촉도 가능하다. 보통 현지 주민들과 어느 정도 접촉하는 것은, 관광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국내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쇄국 정책을 할 수밖에 없는 북한은, 외국인들이 북한 국내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둘째로 북한은 기후도 별로 좋지 않고, 일반 관광 자원도 그리 많지 않다. 북한은 국제 관광 시장에서 태국이나 베트남과 같은 동남아 나라들, 중국과 경쟁해야 한다. 문제는 이들 지역은 따뜻한 바다와 아름다운 해변은 물론, 수많은 경우 문화유적도 아주 많다는 점이다. 중국은 기후가 그리 좋지 않지만 우수한 문화유적과 관광 자원이 풍부하다. 그러나 북한은 그렇지 않다. 원산 근처의 동해안은 나쁘지 않지만, 태국이나 말레이시아와 비교할 수도 없다. 북한의 유적지는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다수의 외국사람이 볼 땐 질과 양에서 중국이나 일본과 경쟁 상대가 안 된다.

셋째, 교통이 너무 불편해서, 북한으로 가는 것도 쉽지 않다. 북한으로 가는 관광상품을 찾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 5분이나 10분마다 비행기가 도착하는 스위스 관광지역의 국제공항과 달리, 평양 순안공항의 비행편은 평균적으로 하루에 한 편도 되지 못한다. 순안공항에 도착할 경우에도, 갈마나 금강산까지 육로로 6-7시간 이상 걸리며, 교통편도 매우 불편하다. 한편으로, 북한의 호텔 시설은 아주 낙후되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세계 수준보다는 열악하다. 뿐만아니라 북핵 문제와 북한인권 문제는 세계 사람들이 북한에 대해서 나쁜 이미지를 가지게 했다. 세계 사람들 대다수는 북한으로 관광을 가는 것이 위험하며 좋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북한의 위치 자체도 문제이다. 북한은 유럽과 북미에서 너무 멀어서 그곳까지 가는데 시간과 돈을 많이 필요로 한다. 괌의 경우, 미국 본토에서 오는 관광객은 6%도 되지 않는다. 북한보다 관광 경쟁력이 훨씬 높은 괌의 상황을 감안하면, 북한이 희망하는 서방 관광객 유치는 매우 어려워 보인다.

물론 북한으로 가고 싶은 서방 선진국 사람들이 없지 않다. 그러나 그들은 주로 다른 사람들이 가지 않는 신비스럽고 비밀스러운 지역을 찾아가 어느 정도 모험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다. 이러한 사람들은 많을 수 없다.

지난해 10월 북한에 관광하기 위해 단둥 세관에서 입국 검사를 위해 기다리고 있는 중국 관광객들. / 사진=데일리NK

북한으로 많이 찾아갈 방문객들은 사실상 남한과 중국 사람들이다. 먼저 중국을 보자. 중국 방문객들이 최근 갑자기 급증한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중국 관광객들은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 그들은 서방 관광객들보다 돈을 잘 쓰지 않는다. 북한으로 오는 중국인들은 누구일까? 주로 동북3성(랴오닝·지린·헤이룽장)의 주민들, 그리고 저렴한 가격으로 외국여행을 느끼고 싶은 기타 지역 사람들이다. 그들은 돈을 많이 쓰기 힘들다. 물론 중국 관광객들의 숫자를 감안하면 그들 때문에 생길 이익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중국 관광객 급증은, 북한이 희망하는 관광사업과 거리가 멀다.

둘째 중국인들의 관광은 언제든지 중국 정부의 간섭과 통제 때문에 사라질 수 있다. 2016-17년 북-중 관계가 위기에 빠졌을 때 중국 당국은 북한 관광을 사실상 금지했다. 한편으로 중국 당국자들은 북한을 도와줄 필요가 생긴다면, 오늘날처럼 북한 관광을 장려할 수 있다. 사실상 작년의 중국 관광객 급증은, 베이징(北京)의 대북 지원으로 보면 된다.

남한은 어떨까? 남한 사람들은 사실상 유럽이나 북미 사람들처럼 돈을 잘 쓸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북한 국내에서 어느 정도 정치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물론 북한 측은 금강산과 같은 사파리 관광의 조건 하에서만 남한 관광객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데, 이것도 정치적 문제가 없지 않다. 뿐만아니라, 남한 관광객들도 남한 국내 또는 국제상황의 변화 때문에 쉽게 사라질 수 있다.

그 때문에 김정은과 북한 지도부는 관광에 대해서 지나친 기대와 희망을 가지면 안 된다. 관광사업은 북한의 경제발전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지만, 그 한계가 분명하다. 게다가 그 한계들은 김정은과 북한 당국자들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북한은 스위스가 아니다.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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