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코로나19에 효과없다’는데…北 시장서는 가격 폭등

소식통 "의약품 유입 차단에 순천제약공장서 사재기 동향 포착"

▲북한 평안남도 순천제약공장에서 2015년 생산된 페니실린 모습.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최근 북한 일부 지역에서 의약품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북한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차단을 이유로 무역과 밀수 통제를 지속하면서 의약품이 부족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3일 데일리NK에 “최근 순천제약공장에 사람사태가 났다”며 “장사꾼들이 몰려들어 페니실린을 쓸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국경 통제로 의약품 유입이 어려워지자 부족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판매상들이 자체 생산되는 항생제를 매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북한에서는 당국이 뒤를 봐주는 무역회사를 통한 밀수는 이뤄지고 있지만, 공식 무역이나 개인 밀수는 철저히 통제되고 있다.

여기서 순천제약공장은 북한의 대표적 의약품 생산기지로, 페니실린과 스트렙토마이신 등 항생제를 주로 생산한다. 평양과 함흥(함경남도) 등 다른 지역 제약공장들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고 소식통은 관측했다.

특히 상인들은 차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항생제를 대량 사들인 후 소량만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현재 시장에선 의약품 부족으로 항생제 가격이 두 달 사이에 50% 이상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2월 초만 해도 페니실린 1병 가격이 2000원(북한 돈)이었는데 3월 말에는 3800원까지 올랐다”며 “시장에서 약품 가격이 지속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은 ‘신형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의 병원체는 비루스에 속해 항생제를 복용해도 효과가 없고 오히려 약물 부작용만 초래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북한에서 페니실린과 같은 항생제는 장티푸스나 결핵, 홍열 등 전염병 치료제로 인식돼 있다.

또한 주민들은 감기는 물론 장염과 위염, 두통에도 항생제를 만병통치약처럼 사용하고 있을 정도다.

한편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국제 인도주의 의료구호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MSF)는 마스크, 장갑, 보안경, 손 세정제, 항생제 등을 북한에 지원했다. 구호단체의 코로나19 대북 방역 물자에 항생제가 포함된 것은 기본적인 의약품이 부족한 현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