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붉은별TV 구글 계정 폐쇄… “적대세력의 언론자유 침해”

독자 제재 대상 '선전선동부' 소속 판단 적용한 듯...北, 하루도 되지 않아 새로운 채널 개설

구글에 의해 정지된 붉은별TV 유튜브 계정 / 사진=붉은별TV 홈페이지 캡처

북한 선전매체 붉은별TV의 구글 계정이 미국 ‘수출법’ 위반으로 최근 정지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붉은별TV는 구글 계정 폐쇄로 인해 연결됐던 유튜브 채널도 삭제됐다면서 이번 조치가 언론자유 침해라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매체는 지난 13일 홈페이지에 ‘붉은별TV에 대한 첫 번째 미국 수출 제재(US export sanctions) 적용’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구글이 11~12일 밤 ‘수출법(export legislation)’을 언급하며 유튜브 채널을 차단했다”면서 “이 때문에 뉴스를 잠정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붉은별TV는 조선중앙TV 보도 영상, 북한 드라마, 영화 등을 전하는 사이트로 유튜브와 브콘탁테(Vkontakt)에 영상을 공유하고 있다. 이 중 유튜브 채널이 이번에 폐쇄됐다. 붉은별TV의 채널 삭제는 올해 들어 4번째다.

붉은별TV 유튜브 채널에 연결된 것으로 보이는 구글 계정에는 ‘수출법(export laws) 위반으로 계정이 비활성화됐으며 복원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표시돼 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수출법인지, 또 어느 부분을 위반했는지 등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앞서 붉은별TV는 지난 1월 채널 폐쇄와 관련해서는 한국 경찰의 폐쇄 요청을 구글이 받아들인 것이며 6월과 7월은 일방적 조치라고 비난하는 성명서를 낸 바 있다. 당시 채널 폐쇄 이유는 서비스 이용약관 또는 커뮤니티 지침 위반이었다.

그러나 이번 채널 폐쇄는 유튜브 내부 규정이 아닌 미국 법을 위반해 내려진 제재라는 점에서 이전과는 사뭇 다르다.

이와 관련 지난 1월 유튜브 관계자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유튜브는 적용 가능한 모든 제재와 무역 관련 법 규정을 따른다”면서 “법적으로 규제된 기관들이 제작하거나 게시한 콘텐츠에 관한 조치는 제재와 무역 관련 법 규정에 담겨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유튜브가 미국이 제재 대상으로 규정한 기관에서 만든 콘텐츠를 법에 따라 제재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붉은별TV를 관리하는 조선중앙TV는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의 통제와 지휘를 받고 있다. 그런데 미국은 지난 2016년 노동당 선전선동부를 독자 제재 대상에 올렸다. 이에 유튜브가 붉은별TV의 업로드 영상이 제재 대상인 선전선동부에 의해 제작된 콘텐츠라고 판단, 계정을 폐쇄했을 가능성이 대두된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듣기 위해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 코리아 측에 연락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붉은별TV는 “사실상 우리에 대한 공개적인 제재 적용 첫 사례인 만큼 모든 정황이 명확해질 때까지 작업을 일시 중단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는 최근 적대 세력의 행동을 언론의 자유에 반하는 범죄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붉은별TV는 유튜브 계정이 폐쇄된 지 하루도 되지 않아 새로운 채널을 개설했다.

붉은별TV 유튜브 정보란에는 가입일이 2020년 9월 12일로 나타나 있다. 현재 해당 채널은 구독자 61명(15일 기준)이고, 조선중앙TV 스트리밍 영상 2개가 올려져 있다.

한편 채널A 방송은 지난 15일,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이 미국의 수출 규제를 이행하면서,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유튜브 채널을 폐쇄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