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시장 곡물가격 여전히 높아…’태양절 효과’ 없었다

평양·혜산 옥수수 가격 지난해 9월 이래 최고치…명절 즈음 나타나는 곡물가 하락 양상 올해는 無

2018년 10월께 촬영된 평안남도 순천 지역 풍경. 곡물을 흥정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데일리NK

북한 최대 명절인 태양절(4월 15일, 김일성 생일) 기간에도 북한 시장의 곡물가는 떨어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평양의 한 시장에서 강냉이(옥수수) 1kg은 북한 돈 2900원에 거래됐다.

2주 전인 지난달 31일보다 3.6%(100원) 상승한 것으로, 평양에서 옥수수 가격이 2900원까지 오른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이다.

또 14일 양강도 혜산의 한 시장에서는 옥수수 1kg이 3200원에 거래돼 역시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대를 보였다.

옥수수 가격은 지난해 추수가 완료된 시기인 12월 초중순 1kg에 1900원까지 하락했다가 이후 지속적으로 가격이 올라 현재 3000원대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는 상태다.

북한 시장 쌀 가격은 옥수수 가격과 비교해 오름세가 다소 주춤했으나 여전히 보합세에 있다.

지난 14일 기준 평양의 한 시장에서 쌀 1kg 거래가는 5350원으로 지난달 31일 조사 당시보다 50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평안북도 신의주 시장의 쌀 가격은 직전 조사 때와 똑같이 5400원에 거래됐고, 직전 조사 때 6200원까지 상승했던 혜산 시장의 쌀 가격은 오히려 100원 내린 6100원에 거래됐다.

쌀 가격이 6000원 이상 치솟으면서 쌀 수요가 옥수수로 옮겨갔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혜산 시장의 쌀 가격이 약간 하락하면서 평양·신의주·혜산 등 지역별 쌀 가격 격차가 줄어들긴 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도 혜산 쌀 가격은 평양보다 750원 비쌌다.

본보는 지난달 북한 당국의 이동통제로 지역별 쌀 가격 격차가 커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관련 기사 바로가기: 北 시장 쌀값 지역별 편차 커…혜산은 6000원 넘기도)

특히 올해는 ‘태양절 효과’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대개 2월 16일 광명성절(김정일 생일)이나 태양절에 즈음해 군인과 당 기관 간부들에게 곡물과 당과류, 술 등이 내려지면서 선물용 곡물이 시장에 흘러 들어가 시장 곡물가가 다소 떨어지곤 했는데, 올해는 명절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실제 이번 태양절에는 아이들에게 내려지는 선물의 양도 예년에 비해 상당히 줄었다는 게 내부 소식통의 전언이다.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은 “14일 소학교와 유치원에 태양절 당과류 선물이 내려왔는데 사탕 5~6알과 과자 한 봉지뿐이었다”며 “그나마도 신의주 같은 도시에만 선물이 내려왔지, 농촌에는 당과류 선물도 없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