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농촌 지역 출산율 도시보다 높지만, 신생아 사망률도 높아

영양 부족·열악한 의료 체계로 산모·아이 목숨 위협…"출생율 감소 우려하면 특별 대책 세워야"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 국경 지역. /사진=데일리NK

북한 농촌 지역의 출산율이 도시에 비해 높은 편이지만, 신생아의 사망률도 높다는 증언이 나왔다.

18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연사군, 어랑군 등 함경북도 농촌 지역 여성들의 아이를 낳는 비율이 과거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도시보다는 높다”며 “도시는 결혼한 여성 5명 중 아이를 낳는 사람이 1명이라면 농촌은 5명 중 2명”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도시보다 농촌에서 출산하는 여성들이 많은 것은 농촌에서는 돈이 없어 아기를 지우는 수술을 받거나 임신을 막는 고리(루프)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그러다 보니 여성들이 원치 않는 아기를 출산하게 되고 그렇게 태어난 아기들이 버려지는 경우가 꽤 많다”고 했다.

경제난에 처한 농촌의 여성들이 양육을 포기하면서 버려진 신생아들이 사망하는 일도 적잖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그는 “농촌 주민들은 나물을 캐거나 화목(땔감)을 마련하기 위해 산 여기저기를 다니다 보면 갓 태어난 신생아들이 이불이나 옷가지에 싸여 버려져 있는 것을 종종 발견하곤 한다”며 “지금은 자기 혼자 입도 건사하기 힘들 정도로 먹고살기 어려워 그런지 과거보다 버려져 죽은 아기들을 더 많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영양 부족과 열악한 의료 체계에 아기와 산모가 목숨을 잃는 사례도 발생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말 연사군에서는 30대 산모가 출산 중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여성은 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 않은 병원에 갈 대신 집으로 의사를 불러 출산하다가 심한 출혈이 발생하면서 사망했다.

또 어랑군에서는 이달 초 30대 여성이 출산한 아이가 사망했는데,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임신 기간 끼니도 잘 챙겨 먹지 못해 산모의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산모가 모유를 수유하지 못하면서 결국 아이가 태어난 지 두 달 만에 목숨을 잃게 된 것이다.

소식통은 “농촌은 도시보다 의료 시설이 더욱 열악해 병원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며 “더욱이 생활난이 악화하면서는 산모들이 잘 먹지 못해 충분한 영양 섭취가 안 되고 이로 인해 태어난 아기들의 생존까지 위협받는 안타까운 일들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가에서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하나도 없으면서 아이를 많이 낳으라고만 하고 있어 주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며 “이런 실정이 위(중앙)에 보고되는지 안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국가에서 출생률 감소를 우려한다면 산모들과 갓 태어난 아기들의 건강을 위한 특별한 대책이 세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