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 기름 밀수입을 위해 중국에 다녀온 주민이 도급 예방원(보건성 산하 특정 질병 예방시설)에 격리됐다고 내부 소식통이 26일 전했다.
이 주민은 밀수 차 압록강 국경을 넘어 중국 영토에서 물건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격리 후 무거운 처벌이 예상된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양강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4·15 명절(김일성 생일)에 시장에서 잘 팔리는 (조리용) 기름과 조미료 등을 중국 대방에 받아다가 시장에 도매로 푼 밀수꾼이 며칠 전 체포됐다”고 말했다. 체포 시기는 18일 전후로 보인다.
이 주민은 19일 방역원들의 통제 하에 의료 수송차로 도내 한 예방원에 수용돼 검사를 받고 격리 상태로 집중 감시를 받고 있다고 한다.
이번 밀수꾼 체포가 주민들의 의심과 신고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다른 사건과는 차이가 있다. 당시 중국산 식용유와 조미료 등을 넘겨 받은 소매 장사꾼들은 제조날짜가 북한이 국경을 통제한 1월 하순 이후라는 점을 발견하고 처음에는 중국 상표를 도용한 위조식품을 의심했다고 한다.
그래서 물건을 넘긴 도매상에게 항의했고, 물건이 최근 중국에서 넘어온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나중에 이 소문이 퍼져 밀수꾼이 중국에 다녀온 사실까지 들통났고, 보안서에서 조사에 착수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체포된 밀수꾼도 보안원에게 밀수 관련 사실을 털어놨다고 한다.
북한 김일성 생일 전후로 주민들은 봄맞이 나들이와 가족행사를 자주 갖는 편이다. 가족이 함께 모여 먹을 음식 준비를 하는 집들이 많다 보니 음식 조리용 상품 수요가 많다. 북한식 명절 특수에 한 몫 챙기려다 가적 방역 노력을 위반한 중대 범죄를 저지르게 된 것이다.
이 밀수꾼은 도매상들이 밀가루와 설탕, 맛내기, 기름류를 비싼 가격에 필요로 하자 위험을 감수하고 밀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밀수꾼들은 밥숟갈 뜨기도 어려운 사정이라 ‘오죽하면 갔다 왔겠냐’는 말로 동정하는 주민들이 많다”면서도 “가족들도 모두 격리돼 감시를 받는 처지라 어디에도 말 한마디 하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사건으로 해당 밀수꾼과 가족 4명, 이 밀수꾼과 직접 접촉한 도매상들과 주변 인물들도 격리돼 검사와 집중 감시를 받고 있다. 밀수품은 모두 회수돼 소각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