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씨엠립의 앙코르 유적지 인근에는 북한이 건설한 문화시설과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으로 조성된 시설이 함께 존재한다. 이를 통해 북한의 외화벌이 사업과 남한의 개발협력 정책의 차이를 비교할 수 있다. 북한이 건설한 대표적인 시설로는 캄보디아의 앙코르 파노라마 박물관이 있다. 이 박물관은 북한의 해외 건설·예술 기관인 만수대해외개발회사가 설계와 건설에 참여해 2015년 개관한 시설이다. 앙코르 왕조의 역사와 문화를 묘사한 대형 파노라마 회화를 중심으로 운영됐으나, 유엔 대북제재 이행 과정에서 캄보디아 정부가 북한 관련 사업을 정리하면서 2019년 이후 운영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성사진과 공개 자료를 통해 해당 시설의 현재 상태를 살펴본 결과, 앙코르 유적지 북동쪽에는 원형 구조의 대형 박물관 건물과 주차장, 부속 시설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다만 최근 위성 자료에서는 관광객 이동이나 차량 활동이 거의 나타나지 않아 실제 운영이 중단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러한 사례는 북한이 해외 건설과 문화 프로젝트를 통해 외화를 확보하려 했던 사업이 국제 제재 환경 변화에 따라 제약을 받고 있는 실상을 보여준다.
한편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는 남한의 해외 원조 사례로 구축된 시설들이 있다. 공적개발원조 기관인 KOICA가 지원한 창업 지원 시설인 국립 창업보육센터와 의료 인프라 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프레아 앙 두옹 병원 ENT 센터가 대표적이다. 이들 시설은 스타트업 육성과 의료 서비스 개선 등 현지 사회 발전을 목표로 한 대한민국 해외 개발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위성사진에서도 해당 시설들은 대학 캠퍼스와 병원 단지 내에서 지속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외화 확보를 목적으로 한 북한의 해외 사업과 달리 개발협력과 공공서비스 강화를 목표로 하는 한국 ODA 사업의 성격 차이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북한 외화벌이 사례

캄보디아 북서부 씨엠립에 위치한 앙코르 파노라마 박물관은 앙코르 왕조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건립된 문화관광 시설이다. 전시는 앙코르 제국의 전쟁과 왕실 행렬, 종교의식, 일상생활 등을 묘사한 대형 파노라마 회화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박물관 내부에는 길이 약 120m 규모의 대형 파노라마 회화가 설치돼 있으며, 앙코르 시대의 역사적 장면과 사회상을 입체적으로 표현해 방문객들이 고대 캄보디아 문명을 시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시설은 북한의 해외 건설·문화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만수대해외개발회사가 설계와 건설에 참여해 2015년 개관했다. 캄보디아 관광 인프라 확충 사업의 일환이자 북한의 해외 문화시설 건설 및 외화벌이 사업 사례 가운데 하나로 국제사회에서 주목받아 왔다.
◆대한민국 공적개발원조(ODA) 사례

캄보디아 국립 창업보육센터는 수도 프놈펜의 왕립대학교 캠퍼스 내에 설립된 국가 창업 지원 기관이다. 대학과 산업을 연결하는 창업 인큐베이션 거점으로, 스타트업 육성과 기술 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됐다. 이 센터는 스타트업 인큐베이션 공간과 공동 작업 공간을 제공하고, 창업 교육 및 멘토링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이를 통해 학생과 연구자, 기업가들이 새로운 기술과 사업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실제 창업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한다.
해당 시설은 한국의 공적개발원조 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지원으로 추진된 프로젝트를 통해 구축됐다. 대학 연구 성과의 사업화와 청년 창업 활성화를 바탕으로 캄보디아의 디지털 경제와 혁신 산업 생태계 발전을 촉진하는 한-캄보디아 협력 사례로 평가된다.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위치한 프레아 앙 두옹 병원은 19세기 캄보디아 국왕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대표적인 국립 공공병원이다. 외래 진료와 입원 치료, 수술, 응급의료 등 다양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도권 주요 의료기관으로, 캄보디아 공공의료 체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 병원은 특히 안과와 이비인후과 분야의 전문 진료로 알려져 있으며, 캄보디아를 대표하는 종합병원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최근에는 한국의 공적개발원조 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지원으로 이비인후과 전문 ENT 센터가 새로 건립됐다. 의료시설과 장비가 확충되면서 캄보디아 의료 서비스 수준 향상에 기여하는 한편, 한-캄보디아 보건 협력의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북한 외화벌이와 남한 공적개발원조(ODA)의 차이
북한의 외화벌이 사업과 남한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은 해외 활동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목적과 운영 방식, 국제적 성격에서 근본적으로 다른 구조를 가진다. 가장 큰 차이는 목적에 있다. 북한의 해외 사업은 국가 체제 유지와 외화 확보를 위한 경제 활동의 성격이 강하다. 북한은 해외 건설 노동자 파견, 동상·기념물 건설, IT 인력의 원격 근무, 해외 식당 운영 등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여 왔다. 이러한 수익은 국가 재정은 물론 핵·군사 프로그램 자금으로 유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예를 들어 북한의 예술·건설 기관인 만수대창작사와 관련 기업들은 아프리카와 중동 등지에서 대형 기념물과 동상을 제작하며 외화를 벌어온 대표적인 사례로 알려져 있으며, 이러한 활동은 국제사회의 제재 대상이 되기도 했다.
운영 방식과 구조에서도 차이가 크다. 북한의 외화벌이 사업은 국가가 직접 통제하는 기업이나 기관이 해외에서 노동력, 건설 서비스, 예술 작품 등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 임금의 상당 부분이 국가로 송금되는 구조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해외 건설 현장, 동상 제작 프로젝트, IT 원격 노동 등 다양한 방식으로 외화를 확보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반면 남한의 해외 사업은 경제적 이익보다 개발협력에 초점을 맞춘 공적개발원조 형태가 중심이다. 한국 정부와 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은 개발도상국의 보건, 교육, 농촌개발, 행정 시스템 구축 등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ODA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의 평가와 성격도 다르다. 북한의 외화벌이 사업은 일부가 국제 제재 회피나 외화 조달 수단으로 간주돼 국제사회에서 규제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남한의 ODA 사업은 빈곤 감소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목표로 하는 공식적인 국제개발협력 정책으로 인정받고 있다. 즉 북한의 해외 활동이 외화 확보 중심의 국가 경제 활동이라면, 남한의 해외 사업은 개발협력과 국제 공공재 제공을 위한 원조 정책이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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