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모내기 동원된 학생들 식사도 결국 부모가?…부담·불만 ↑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식사는 밥, 김치, 염장무가 전부…결국 학부모들이 식량·부식물 마련해줄 수밖에

함경북도 국경지대 모습. 길가 밭에서 다양한 농작물이 재배되고 있다. /사진=데일리NK

북한 전역에서 모내기 전투가 한창인 가운데, 농촌에 동원된 학생들의 식사를 마련하기 위해 학부모들이 이른바 ‘후방사업’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원된 학생들에게 제공할 식량과 부식물을 학급 단위로 거두면서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일 데일리NK에 “매년 모내기철이면 학교가 학부모들로부터 쌀과 부식물 구입비를 거두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현재 청진시 초·고급중학교(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농촌 지원에 나가 있는데, 올해도 학교들에서 학생들의 식사를 보장한다는 명목으로 학부모들에게 식량과 부식물을 내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각 학교는 농촌 동원 기간 학급별로 ‘취사조’를 꾸리고, 농장 인근의 가정집을 임시 취사장 및 식당으로 쓰는 일명 ‘학급별 식당’을 운영해 학생들의 식사를 해결하고 있다. 그리고 이 학급별 식당에 필요한 식자재는 학부모를 통해 마련하고 있다.

농장에서도 학생들에게 줄 식량을 일부 내놓고 있지만, 동원 기간이 한 달 이상 지속되다 보니 학생들의 매끼 식사를 보장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한다. 그러다 보니 학급별 식당에서는 주로 밥과 김치 정도만 제공되고, 고기나 기름이 들어간 반찬은 좀처럼 보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제공되는 식사가 워낙 부실해 취사조 학생들이 직접 반찬거리를 마련하려고 산에 올라가 나물을 캐오기도 한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청진시 포항구역의 한 고급중학교 학생들이 현재 명천군의 한 리(里) 농장 모내기 작업에 동원돼 있는데, 이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식사는 밥, 김치, 염장무가 전부다.

소식통은 “명천군은 함경북도 농촌 중에서도 논이 많아 비교적 형편이 괜찮은 지역인데도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식사가 형편없다”며 “그러니 더 열악한 지역의 농장으로 간 학생들은 부모들의 도움이 더욱 절실하다”고 했다.

부모들이 따로 준비한 콩자반이나 고추장, 절인 고추 같은 밑반찬을 챙겨 가는 학생들이 많지만, 이런 밑반찬도 동원 초기에 대부분 바닥나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식량과 부식물을 보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에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학생들을 농촌에 동원시키면서 식사까지 우리더러 책임지라 하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소식통은 “학부모들은 학교 단위에서 동원돼 농촌 지원에 나간 자식들을 먹일 식량과 반찬까지 마련해야 하는 현실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모내기가 끝날 때까지 후방사업에 대한 부담이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불만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농촌에 동원된 학생들 사이에서는 부실한 식사뿐만 아니라 노동 강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데 대한 불평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학생은 새벽부터 모내기 작업에 나서 저녁까지 논밭에서 일하고 있는데, 작업을 주도해야 하는 농장원들이 학생들에게 지시만 하고 일을 떠미는 경우가 많아 농장원들을 보는 학생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고 한다.

소식통은 “하루 종일 논밭에서 일하는 학생들은 농장원들이 옆에서 지시만 한다고 말이 많다”며 “그래서 학생들은 말로 지시만 하는 농장원을 비꼬아 ‘지도 농민’이라고 부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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