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에서 직장에 일정 금액을 내고 개인 돈벌이에 나서는 이른바 ‘8·3’ 청년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에는 장사 기반을 갖추고 고정 수입을 올리는 경우에나 8·3을 했지만, 요새는 돈벌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일시적으로 직장에 돈을 내고 8·3에 나서는 양상이다.
29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청진시의 청년들은 직장에 나가봐야 생활에 큰 보탬이 되지 않다 보니 벌이가 생기면 그때마다 ‘8·3돈’을 내고 밖에서 돈을 버는 쪽을 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8·3은 노동자가 소속된 직장에 일정 금액을 납부하는 대신 출근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돈벌이하는 북한 특유의 관행을 말한다. 다만 최근 청년층의 8·3 노동 양상이 조금 달라졌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요즘 청년들이 하는 8·3은 과거 8·3과는 조금 다르다”며 “예전에는 말도 없이 무작정 직장에 안 나갔지만, 요즘은 돈벌이가 있을 때만 직장에 돈을 내고 출근하지 않다가 일이 없으면 다시 직장에 나가는 식”이라고 말했다.
제대군인들로 꾸려진 집수리 작업조에 들어가거나, 세관을 통해 물건을 들여오는 무역업자들의 심부름을 하거나, 장거리 운송 차량의 조수로 따라다니는 등 비정기적인 수입이 생길 때마다 일시적으로 8·3을 활용한다는 얘기다.
소식통에 따르면 과거에는 직장에 말도 없이 나오지 않는 청년들이 적지 않았다. 이들은 무단결근자로 분류돼 노동단련대 처벌을 받기도 했고, 직장 간부들도 이들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공개적으로 비판을 받곤 했다.
특히 일부 청년들은 단련대 처벌을 받은 뒤에도 정상 출근을 하지 않아 직장 내 ‘골칫거리’로 낙인찍히기도 했다. 간부들 입장에서도 이들을 계속 문제 삼아야 해 관리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무단결근 청년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전언이다. 청년들이 직장과 완전히 단절되기보다는 돈벌이할 일이 있을 때만 8·3돈을 내고 밖에서 일하면서 직장 소속은 그대로 유지하는 영리한 방식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북한 당국이 직장에서 관행적으로 묵인해 오던 8·3 노동에 대해 경고하면서 한동안 8·3 노동자들이 직장에 다시 출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청년층을 중심으로 8·3 노동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현장 간부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당국의 방침대로라면 이를 단속해야 하지만, 무조건 통제할 경우 청년 노동자들이 아예 무단결근으로 돌아서 버릴 수 있기 때문에 직장에서도 관리가 가능한 범위 안에서 8·3 노동을 눈감아주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소식통은 “직장에서도 청년들을 몰아세우면 더 골치 아픈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너무 빡빡하게 굴지는 않는다”며 “청년들도 문제가 되지 않는 선을 따져가며 움직이고, 직장 간부들도 무단결근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보고 서로 타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청년들은 처벌을 피하면서 개인 돈벌이를 할 수 있고, 기업소는 무단결근 문제에 따른 관리 책임을 덜면서 운영자금 또한 확보할 수 있어 8·3을 ‘관리 가능한 이탈’로 보고 사실상 묵인하는 관행이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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