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당국이 최근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에 북한군이 참가한 것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간부들을 대상으로 사상학습을 진행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단순한 외교 행사가 아니라 북한군의 해외 군사 활동 정당성을 강조하고 동시에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데일리NK 평양시 소식통은 29일 “지난 12일 사회안전성 본부와 각 도 안전국에서 로씨야(러시아) 전승절 81주년 경축 열병식에 조선인민군 육해공군 혼성종대가 참가한 것을 기념하는 간부학습 강연이 일제히 진행됐다”고 전했다.
간부학습 강연은 영상 시청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김정은의 군대로서 역사의 전쟁 현장에 뼈를 묻는 것을 가장 큰 영광으로 여기라”는 호전적 사상 주입에 방점이 찍혔다.
소식통에 따르면 강연자는 “위대한 김정은 동지의 현명한 영도 아래 우리 군대가 로씨야의 심장부에서 강군으로서의 위용을 떨쳤다”며 “이는 공화국 역사상 유례없는 국제적 위상의 승리”라고 자평했다.
또한 그는 “모스크바 현지에 모인 수많은 국가 사절단과 언론들이 우리 조선인민군의 절도 있는 발걸음에 경탄을 금치 못했다”며 현지의 반응을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북한군의 위상이 국제적으로 높아졌다는 점을 강조하며 내부 결속 다지기에 나선 셈이다.
특히 강연자는 최영훈 육군대좌가 이끄는 열병 종대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감사 인사를 받은 것을 ‘김정은 시대 군인의 최고 영예’로 규정하기도 했다.
이어 강연자는 “김정은 시대의 군인은 조국 강토를 넘어 최고사령관 동지가 지시하는 그 어디든, 설사 그것이 불길이 치솟는 전쟁 현장일지라도 뼈를 묻겠다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며 ‘김정은 군대가 갖춰야 할 자세’를 역설했다.
소식통은 “이번 열병식 참가를 조선인민군이 전장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주는 정치적 사건으로 선전하는 분위기였다”며 “강연 내내 ‘전쟁 현장 사수’라는 표현이 반복적으로 등장했는데, 최근 로씨야와 군사적 협력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더 많은 인민군대의 참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표현 아니겠냐”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강연장에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무거운 침묵이 흘렀으며, 강연에 참가한 안전기관 간부들은 바짝 긴장한 모습으로 수첩에 문구를 연신 받아 적는 모습이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실제로 강연이 끝난 뒤 일부 간부들은 “붉은광장을 행진하는 우리 군대의 모습에 가슴이 벅차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강연 내내 강조된 ‘전쟁 현장에 묻히는 것은 역사에 남는 전사의 영광스러운 삶’이라는 말에 죽어 나간 군인들을 떠올리며 살이 떨렸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