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에서 유류 가격 상승으로 택시 운수업자들의 벌이가 위축되는 분위기였지만, 모내기철 농촌 총동원이 시작되면서 일부 지역에서 택시 수요가 늘어 벌이가 나아지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은 20일 “연유(燃油) 가격 급등으로 줄어들었던 택시 수요가 모내기 총동원이 시작된 후로 다시 오르고 있다”며 “총동원 기간 길거리를 지나다니면 단속에 걸리는데, 택시를 타면 단속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택시를 이용하려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순천시와 평성시를 비롯한 도내 지역들에서는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청년동맹)과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여맹) 소속 단속원들이 주요 길목에서 유동 인원을 통제하는 일이 잦아졌다. 길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을 불러세워 신분을 확인하고 농촌 지원 대상이면 그길로 농장으로 보내 일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는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는데, 꼭 외출할 일이 있으면 걸어서 이동하기보다 택시를 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관련 기사 바로보기: 말로만 ‘적기적작’ 강조하고, 현실은 사람부터 들이민다)
소식통은 “예전 같으면 그냥 걸어갈 짧은 거리도 요즘은 일부러 택시를 타고 가려 한다”며 “급한 볼일이 있는 사람일수록 단속에 걸릴 위험을 피하려고 이동하는데 돈을 더 쓰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동맹이나 여맹 단속원들이 운행 중인 택시까지 세우고 승객을 내리게 해서 일일이 단속하지는 않다 보니 택시를 이용하려는 사람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요즘 같은 때는 괜히 걸어 다니다가 붙잡혀 농장에 끌려갈 바에 돈 좀 쓰더라도 택시를 타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며 “농촌 총동원령이 의도치 않게 택시 손님을 늘리고 택시업을 살리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앞서 북한 내 유류 가격 상승으로 택시 운수업자들이 불가피하게 운임을 올렸고, 이에 택시 이용객이 줄어 택시 운수업자들의 벌이도 줄어드는 추세였다. 하지만 모내기 총동원이 시작되면서 뜻밖에 벌이가 나아지는 이른바 ‘총동원 특수’를 누리고 있다는 얘기다.
다만 이러한 택시 수요 증가가 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유류 가격 상승으로 택시 운행 부담이 여전히 큰 데다 모내기 총동원 기간이 끝나면 단속 회피 목적에 일시적으로 늘어난 택시 수요가 확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국가적 동원을 피하려는 주민들의 심리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반짝 택시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지만, 연유 가격이 계속 올라가는 한 택시업의 부담과 어려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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