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적기적작’ 강조하고, 현실은 사람부터 들이민다

일부 농장 모내기 시작 못 했는데 총동원 지시 내려져…동원 피하려 외출 자제하는 분위기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평안남도 온천군 서화농장에서 모내는 기계 출동식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출동식이 6일에 진행됐다며 “모내는 기계 운전공들과 모공급수들이 자기 설비에 정통한 정형을 비롯하여 농장별 모내기 준비 정형을 판정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모내기 전투’ 돌입을 선포하며 주민 총동원 지시를 내린 가운데, 일부 지역 농장들은 볏모의 상태가 좋지 않아 모내기를 시작조차 못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7일 염주군의 농장들에 모내기 시작과 농촌 총동원 지시가 내려졌다. 하지만 일부 농장들에서는 모판의 모가 제대로 자라지 않았다는 이유로 모내기 일정을 다소 미루고 있다.

봄철 가뭄과 들쑥날쑥한 기온의 탓에 모의 성장이 고르지 못한 문제 등이 발생해 아직 모를 논에 옮겨심기에는 이르다는 현장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북한 당국은 올해 알곡 생산 목표 달성을 위해 모내기를 정해진 기간 안에 반드시 끝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주민 총동원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북한은 통상 5월 초중순부터 6월 초순까지를 모내기 집중 기간으로 정하고 군인, 노동자, 주부, 학생 등 사실상 모든 가용 인력을 농촌에 투입해 부족한 일손을 메우고 있다.

문제는 현장의 모내기 준비 상태와 상관없이 총동원령이 떨어지면서 주민들이 무조건 동원되고 있다는 점이다.

소식통은 “결국 올해도 사람부터 들이밀어 모내기를 어떻게든 기간 안에 끝내라는 식”이라며 “모 상태가 좋지 않아 모내기 시작이 늦어지고 있는데도 일단 동원 지시가 내려졌으니 주민들은 논판이 아니더라도 다른 일거리를 만들어 작업에 나가야 하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적기적작(適期適作)을 따지면서 정작 주민 동원의 효율성은 따지지 않은 채 해마다 강제적인 동원 압박만 반복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렇게 무조건 동원부터 앞세우는 방식이 올해도 어김없이 되풀이되면서 주민들의 부담은 물론 회피 심리 또한 갈수록 커지는 모양새다.

실제로 자금력이 있는 주민들은 돈이나 인맥을 활용해 동원에서 빠지거나 대체 인력을 구해 대신 내보내기도 하는데, 올해도 벌써부터 이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총동원 지시가 내려진 이후로 주민들 사이에서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도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다고 한다. 특히 동원을 피할 여력이 있는 주민들일수록 낮 시간대 외출을 삼가며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소식통은 “괜히 길거리를 돌아다니다가 붙잡히면 농촌 현장에 끌려가 시달리니 집에서 낮잠 자는 게 낫다며 외출을 최대한 줄이고 있어 거리가 부쩍 한산해진 모습”이라며 “여기(북한)에는 모내기철이면 길거리가 한산해진다는 말이 있는데, 올해도 역시 예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1일 1면 사설에서 “모내기가 시작됐다”며 “농업생산에서 일대 전환을 일으켜 인민들의 식량문제, 먹는 문제를 결정적으로 해결함으로써 인민생활을 안정향상시키려는 우리 당의 의지는 확고부동하다”고 밝혔다.

이어 “모내기를 성과적으로 보장할 때 올해 알곡 고지 점령의 돌파구가 열리게 된다”며 “모든 일꾼들과 당원들과 근로자들은 올해의 모내기는 당 제9차 대회 결정을 옹위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사업이라는 것을 깊이 명심하고 전야마다에서 애국적 헌신성을 높이 발휘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Previous article공안에 포섭된 탈북민들, 한국행 할 것처럼 브로커에게 접근해…
Next article‘수화물 차판 장사’ 청년 2명 체포됐지만 거액 뇌물 써서 풀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