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화물 차판 장사’ 청년 2명 체포됐지만 거액 뇌물 써서 풀려나

열차 화물칸인 '빵통'에 불법 물류 실어 전국 주요 도시에 날라…단속해도 뇌물 통한 무마 관행 여전

화물열차 위에 올라 타 있는 북한 군인들의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 황해남도 해주시에서 열차 화물칸을 이용해 ‘수화물 차판 장사’를 벌이며 부를 축적한 20대 청년 2명이 안전부에 체포됐다가 거액의 뇌물을 써서 풀려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북한 사회 내 뇌물 수수와 사건 무마 관행이 여전히 깊게 뿌리 박혀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지목된다.

14일 데일리NK 황해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 청년은 해주철도대 청년작업반에 8·3노동자로 등록하고 출근 도장만 찍은 뒤 열차 화물칸, 일명 ‘빵통’을 제집 안방처럼 드나들면서 평양, 신의주, 혜산 등 전국의 주요 도시들에 불법 물류를 실어 날라 막대한 돈을 벌어들였다.

이들의 행각은 최근 북한 당국이 청년층의 비사회주의 행위와 무단 돈벌이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최근 열린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청년동맹) 제11차 대회를 기점으로 당국이 직장에서 무단이탈해 돈벌이하는 청년들에 대한 ‘전면 초토화’를 선언한 상태에서 해주철도대 청년동맹 지도원에 의해 이들의 문제 행위가 도마 위에 올랐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4일 해주철도대 청년동맹은 청년작업반의 무단이탈자 현황을 전면 재조사한다는 명목으로 비상 통제 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는 두 청년이 철도 안전원들과 기관사들에게 뇌물을 건네 일반 주민들은 접근조차 힘든 빵통에 가전제품, 중국산 의류, 고급 식자재 등 수백㎏에 달하는 각종 물건을 대량으로 실어 나르면서 막대한 운송 차액을 남겨 큰돈을 벌어왔다고 폭로됐다.

특히 이들이 이런 비사회주의 행위로 20대라는 젊은 나이에 웬만한 돈주를 능가하는 자금력을 확보했고, 해주 시내 장마당에서는 이들의 손을 거치지 않은 물건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철도 물류계의 숨은 큰손으로 군림해 왔다는 언급도 있었다.

결국 이들 청년은 안전부에 체포됐는데, 그동안 뇌물을 받고 뒤를 봐주던 여러 권력기관 간부들에게 손을 뻗었다. 간부들은 사건을 조용히 무마하는 대가로 이전보다 훨씬 높은 액수의 뇌물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청년들은 이때껏 벌어들인 돈을 거의 다 쏟아부을 정도로 막대한 뇌물을 바쳐 풀려났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단속을 아무리 강화해도 결국 돈과 연줄이 있으면 다 빠져나간다는 것이 이번 사건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건을 접한 주민들 속에서는 “청년동맹 대회 이후 강력해진 단속 바람은 결국 간부들에게는 한몫을 크게 챙길 수 있는 교묘한 돈벌이 기회가 될 뿐”이라는 냉소적인 반응이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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