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에 포섭된 탈북민들, 한국행 할 것처럼 브로커에게 접근해…

휴대전화 위치 추적 한계에 탈북민 협조자로 활용하는 中 공안…실제 한국행 나선 탈북민들 체포 

투먼 양강도 지린성 국경 마을 북한 풍서 밀수 금지
2019년 2월 중국 지린성 투먼시 국경 근처 마을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 이곳은 북한 함경북도 국경 지역과 마주하고 있다. /사진=데일리NK

최근 중국 내 일부 탈북민들이 공안의 지시를 받아 실체를 숨기고 탈북 브로커들에게 접근하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 실제로 한국행을 시도하려던 탈북민들과 이들을 돕는 브로커들이 공안에 체포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13일 데일리NK 중국 현지 대북 소식통은 “최근 랴오닝성, 지린성 등지에서 공안의 지시를 받은 일부 탈북민들이 한국행을 원하는 것처럼 위장해 브로커들에게 접근해 브로커들은 물론 한국행에 나선 탈북민들까지 공안에 체포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중국 공안은 한국행을 시도하는 중국 내 탈북민들과 이들의 한국행을 돕는 브로커들을 적발하기 위해 일부 탈북민들을 협조자로 활용하고 있다. 공안이 탈북민을 통해 단속에 나서는 이런 방식은 익히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실제 체포 사례들이 이어지면서 탈북민 사회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 내 탈북민들의 한국행 시도가 늘어난 데 따른 공안의 단속 강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최근 북중관계 복원 분위기 속에서 강제 북송 가능성에 대한 중국 내 탈북민들의 불안감이 한층 높아지면서 한국행을 고민하거나 아예 실행에 옮기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관련 기사 바로보기: 북중관계 회복 조짐에 중국 내 탈북민들 사이 ‘북송’ 공포 확산)

기존에는 공안이 탈북민들의 휴대전화 정보를 등록·관리하고 이를 통해 위치를 추적하며 동향을 파악해 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를 의식한 일부 탈북민들이 한국행에 나설 때 휴대전화를 두고 움직이면서 공안의 추적에 한계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에 최근 공안은 몇몇 탈북민을 협조자로 포섭해 한국행에 나서려는 것처럼 속이고 브로커들에게 접근하게 해 단속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공안이 탈북민들을 이용하는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는데 최근 들어 더 심해진 것 같다”며 “공안은 신분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못해도 협조하면 불안 없이 살 수 있게 해주겠다는 식으로 회유하면서 탈북민들에게 협조를 구한다”고 했다.

실제로 랴오닝성에 거주하는 한 탈북민 A씨는 “공안이 찾아와 돈을 줄 테니 한국행 하는 탈북민 체포를 도와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다”며 “그런 부탁은 들어줄 수 없다고 거절했는데도 공안이 3번 정도 더 찾아왔고, 그래도 거절하자 ‘앞으로 후회하지 말라’는 말을 남기고 발길을 끊었다”고 자신의 경험을 털어놨다.

문제는 A씨와 달리 공안의 요구를 끝내 거절하지 못하고 회유에 넘어가 협조자가 된 탈북민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실제로 탈북 브로커와 연락을 취하고, 공안이 제공한 위치추적기를 소지한 채 브로커가 안내한 집합 장소로 이동한다. 그러면 공안이 위치 정보를 토대로 현장에 들이쳐 한국행에 나선 탈북민들과 브로커들까지 모두 체포하는 식이다.

실제 지난 3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이 같은 방식으로 한국행을 하려던 중국 내 탈북민이 공안에 붙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이후 탈북민 사회에 소문으로 빠르게 퍼졌고, 이에 중국 내 탈북민들 사이에서 서로를 믿지 못하고 의심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요즘 중국 내 탈북민들 사이에서는 공안에 협조하는 탈북민들에 대한 비난이 상당하다”며 “물론 이들이 어쩔 수 없이 공안의 요구를 따랐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체로 같은 탈북민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점에서 분노가 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 내 탈북민들이 한국에 가려는 가장 큰 이유는 북송에 대한 두려움”이라며 “이들이 한국행을 선택하지 않아도 중국에서 불안 없이 살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면 탈북민이 또 다른 탈북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이런 비극적인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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