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선시 당위원회가 최근 국영 국제여행사와 외화상점 책임자들을 긴급 소집해 새로운 운영 지침을 하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에서는 대규모 관광객 유치를 염두에 둔 준비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라선시 소식통은 12일 데일리NK에 “라선시당이 최근 관내 국영 국제여행사와 외화상점 책임자들을 긴급 소집해 새로운 운영 지침을 전달하고 안내 체계와 외화벌이 준비를 다시 점검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시당이 내린 운영 지침에는 ▲외국인 관광객 동선 조정 및 사전 점검 ▲안내원 실전 해설 역량 점검 ▲핵심 안내원 농촌 동원 제외 ▲안내원의 외국인 관광객 밀착 관리 강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번 지침은 농촌 총동원 기간 외국인 관광객 맞이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동시에 관광객과 주민 간 접촉을 최대한 차단하고 관광객과 밀접 접촉하는 안내원들의 행동을 통제하고 관리 책임을 높이려는 당국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북한 당국은 외화벌이의 필요성에 따라 대북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관광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려 하고 있다. 다만 한편으로는 외부 정보의 유입과 관광객과의 접촉에 따른 주민들의 사상 동요 가능성에 대해 강한 경계심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라선시 관광은 지난해 2월 서구권 단체 관광객들에게 개방됐다가 3주 만에 돌연 중단돼 현재까지 재개되지 않고 있다. 당시 북한 측은 외국인 관광을 중단한 이유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관광객 통제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북한 내부의 적나라한 모습이 외부에 공개된 게 가장 핵심적인 이유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현재는 블라디보스토크-두만강-라선 구간을 통해 소규모의 러시아 관광객들만 제한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운영 지침 하달은 대규모 관광객 유치를 염두에 둔 준비 움직임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실제 라선시에 기반을 둔 국영 국제여행사들은 북한 전문 여행사들과 물밑 접촉에 나섰고, 외화상점들은 관광객용 기념품을 재정비하며 손님맞이 준비에 들어갔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그런가 하면 국제여행사 간부들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관광 동선을 새롭게 짜는 데 골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본격적인 관광 재개에 대비하면서도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낙후한 농촌 지역, 열악한 실상이 노출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가 짙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주민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외부에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을 감추려는 것”이라며 “외국인 관광객을 받아 외화는 벌어야 하겠는데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어 고심하고 있는 점이 드러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내려진 지침에서 핵심 안내원들을 농촌 총동원에서 제외하도록 한 점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소식통은 “전민(全民)이 총동원되는 모내기 기간에 관광 안내원을 동원에서 제외시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며 “하지만 동원에서 제외된 인원들은 그만큼 외화벌이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사상적으로 문제시될 수 있다는 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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