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역사 수업에 혁명가요 제창 의무화…사상 고삐 바짝 죈다

교원재교육강습소는 예고 없이 학교 들이쳐 교수 참관…"노래를 끌어들여 체제 충성심 심으려는 의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5년 11월 28일 통합병설학교인 평양 낙랑구역 전진고급중학교 준공식이 전날(27일)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함경남도 함흥시 교육부가 중·고등학교 혁명역사 과목 수업 중 ‘혁명가요’ 제창을 의무화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를 높인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노래를 활용해 우상화 및 사상교육을 강화하려는 의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4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함흥시 인민위원회 교육부는 지난달 중순 관내 초급중학교(중학교)와 고급중학교(고등학교)들에 혁명역사 과목 수업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해당 주제에 맞는 혁명가요를 부르게 하는 것을 의무화하라는 지시를 하달했다.

수업 내용에 맞는 혁명가요를 선곡해 학생들과 함께 부름으로써 ‘위대한 수령의 불멸의 영도 업적’을 깊이 체득하게 해야 한다는 게 시 교육부의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수업에서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기를 다루면 김일성이 직접 창작·보급했다는 혁명가요인 ‘피바다가’와 ‘사향가’를 부르고, 북한 정권 수립에 관한 대목에서는 ‘인민공화국선포의 노래’를 부르도록 했다.

특히 시 교육부는 이런 혁명가요들을 예습 과제로 제시하라는 지침도 내린 것으로도 알려졌다.

혁명역사는 북한 중·고등학교 교육 체계에서 국어나 수학과 같은 과목보다도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필수 과목이다. 단순히 역사를 배우는 게 아니라 김씨 일가의 이른바 ‘혁명 활동’을 부각해 수령을 신격화하고, 체제의 정당성을 주입하며, 충성심을 고취하는 핵심적인 정치사상 교육이기 때문이다.

이런 혁명역사 수업 시간에 혁명가요 제창을 의무화한 것은 학생들의 느슨해진 사상 상태를 다잡기 위한 하나의 정치적 장치로 풀이된다.

소식통은 “요즘 학생들이 외부 문화에 익숙해지면서 혁명역사 수업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아 위에서 사상교양의 고삐를 한순간도 늦추지 않으려 궁리 끝에 내놓은 방식”이라며 “학생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자연스럽게 수업에 끌어들이면서 결국에는 체제 충성심을 심어주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아울러 시 교육부는 혁명역사 과목 담당 교사들에게 주어진 수업 시간 내에 학습 내용을 완전히 숙지시킬 수 있는 새로운 교수법을 창안하라는 지시도 함께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밀도 높은 정치사상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교사들이 교수 기법 연구에 전력할 것을 주문한 셈이다.

한편, 함흥시 교원재교육강습소는 지난달 19일부터 시내 각 학교를 불시에 방문해 교수 참관을 진행하는 식으로 시 교육부의 지시 이행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예고 없는 교수 참관이 이어지면서 교사들 사이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강습소가 교육부에 실태를 보고하기 때문에 교사들은 교수 참관 평가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며 “강습소가 예고도 없이 들이닥치니 모두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라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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