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에 대한 불만 쏟아냈더니 일가족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검열에 걸려 하루아침에 몰락한 형 가족 처지에 속상함 토로했다가…주민들 극도의 공포감 드러내

평안남도 지역의 한 농촌마을. /사진=데일리NK

최근 북창화력발전연합소에서 일하던 한 주민이 당의 처사에 불만을 드러냈다가 가족과 함께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북창화력발전연합기업소 기술과 소속인 남성 주민 A씨가 4·15(김일성 생일) 명절을 앞두고 가족과 함께 감쪽같이 사라지는 사건으로 현재까지 지역 사회에 흉흉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도내 시 간부로 재직하던 A씨의 형이 9차 당대회 이후 진행된 검열에서 문제시돼 하루아침에 해임·철직된 뒤 농촌으로 추방된 일이었다.

평소 형을 깊이 존경하며 자부심을 느껴왔던 A씨는 형이 검열에 걸려들어 농촌으로 쫓겨나게 된 것에 착잡한 심경을 토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깨끗한 아파트에서 살던 형의 가족이 먼지가 수북하게 쌓이고 허름하기 그지없는 농촌 주택으로 쫓겨나고 배급마저 끊겨 생활고에 직면하게 된 것에 A씨는 크게 가슴 아파했다는 전언이다.

또 말쑥한 양복을 입고 일하던 형이 손에 호미나 괭이를 쥐고 옷에 흙을 묻혀 가며 일하고, 형수 역시 가족을 돌볼 새 없이 농장 일에 내몰려 고생하고 있다는 것에도 상당히 괴로워했다고 한다.

특히 A씨는 형과 형수가 “주변 사람들이 추방됐다고 수군거려 얼굴을 들고 다니기도 힘들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악몽같다”며 하소연하는 소리를 듣고, 심지어 형수가 극단적인 행동을 해서 병원에 실려 갔다는 소식까지 접하자 큰 충격을 받았다.

하루아침에 몰락한 형 가족의 안타까운 처지에 A씨는 매일같이 술을 마셨는데, 비극은 결국 술자리에서 시작됐다.

이달 초순 친구인 직장 동료와의 술자리에서 A씨는 술에 취해 울분을 참지 못하고 “형이 사욕을 채운 적도 없고 오로지 당을 위해 충성만 한 사람인데 버림을 받았다. 어떻게 당에서 이렇게까지 내칠 수 있느냐”며 당의 처사에 불만을 쏟아냈다.

그러나 이날 함께 술을 마신 친구는 그의 이 발언을 보고서로 작성해 공장 보위부를 거치지도 않고 도 보위부에 즉각 신고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며칠 뒤, A씨 가족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현재 이들이 살던 집은 덩그러니 빈집으로 남아 있는 상태다.

이 일이 인민반장을 통해 전해지자 주민들 사이에서는 A씨와 그 가족이 관리소(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갔다는 말이 기정사실처럼 퍼졌다. 이런 가운데 일부 주민들은 “속상한 마음에 말 한마디 한 것을 가지고 끌고 가다니 가슴이 떨린다”, “1960년대 숙청 때와 다를 게 없다”며 극도의 공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번 사건은 주민 간 상호 감시 체계를 강화하면서 개인의 사적인 발언조차 모두 문제 삼고 정치적으로 엄중하게 다루고 있는 북한 당국의 살벌한 통제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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