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비즈니스 본격화?…위챗 통해 북한 출판물 대거 유통

출판물 국외 유출 통제하더니 수익성 중심으로 기조 변화…체제 홍보와 외화 확보 '두 마리 토끼' 잡나

2024년 6월 26일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북한상품 박람회. EU와 한국이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조선백호무역회사’ 간판이 보인다. /사진=강동완 동아대 교수 제공

최근 중국 내 최대 메신저인 ‘위챗’(WeChat)을 통해 북한의 출판물이 대거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보안 등을 이유로 출판물의 외부 반출을 엄격히 통제하던 북한이 최근에는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이를 외화벌이 수단으로 활용하는 모양새다.

30일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데일리NK에 “최근 위챗 내에 ‘朝中社(DPRK)’라는 이름의 유통 채널이 등장해 조선(북한) 출판물을 전자도서 형태로 판매하고 있다”며 “조선이 직접 운영하는지 중조(북중) 합작 형태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조선의 출판물이 중국 시장에 유통되는 흐름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채널 운영에는 북한 외국문출판사와 기존 출판 관련 외화벌이 단위들, 그리고 김일성종합대학 출신 유학생들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이는 중국 현지에 나와 있는 북한 일꾼들이 전한 말을 근거로 할 뿐, 실제 운영 주체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현재 朝中社(DPRK)라는 이름의 유통 채널에서는 다운로드 방식으로 북한에서 발행된 각종 도서의 원본과 번역본이 판매되고 있으며, 요청에 따라서는 종이로 된 실물 도서까지 구매할 수 있다고 안내돼 있다.

해당 채널은 단순한 도서 유통을 넘어 북한 영화, 뮤직비디오, 대동강맥주 및 개성고려인삼 홍보용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도 상품화해 판매하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 노선을 채택한 이후 새롭게 제작한 조선행정구역도(지도) 실물을 판매 목록에 올려두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 지도 가격은 인쇄지 재질에 따라 120~320위안(한화 약 2만 5000원~6만 8000원) 수준으로 책정돼 있다.

소식통은 “일반적인 지도 가격과 비교하면 조선 지도 가격은 훨씬 비싸다”며 “이는 조선 자료의 희소성을 반영한 특정 수요층 대상 판매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그동안 출판물의 국외 유출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철저한 통제 대상으로 관리해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수익성’을 중심으로 기조가 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식통은 “새해를 전후해 달력을 대량 유통한 것도 그렇고, 예전에는 숨기기 급급했던 것들을 이제는 돈이 되는 범위에서 하나씩 내놓는 분위기”라며 “예전에는 접근 자체가 어려웠던 출판물들을 이제는 ‘돈을 내면 볼 수 있다’는 식으로 수익화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조선 출판물들이 희귀성이 있는 만큼 반응이 나쁘지 않다는 것을 그들(북한)도 인지한 게 아니겠냐”며 “다만 완전히 개방하는 것은 아니고 허용된 범위 안에서 시장에 내놓고 수익화해 나가는 방향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즉, 이번 사례는 북한 당국이 정보 통제와 경제적 실익 사이에서 ‘제한적 개방’이라는 선택적 전략을 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디지털 형태의 출판물 유통이 확대되고 있는 것을 두고서는 대외 체제 홍보 효과와 외화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콘텐츠 비즈니스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전략적 전환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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