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도 농촌 주민 식량난 심화…하루 한 끼만 겨우 해결

부족한 분배량과 현금 미지급, 식량 가격 폭등에 부업 활동도 어려워…보릿고개 내몰린 농장원들

북한 함경북도 농촌 지역의 한 살림집. /사진=데일리NK

북한 양강도 농촌 지역 주민들의 식량난이 심화하고 있다. 부족한 분배량과 현금 미지급, 쌀값 폭등까지 겹치면서 하루 한 끼로 버티는 농장원 세대가 늘어나고 있다는 전언이다.

30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혜산시 외곽 농촌 지역 농장에 소속된 농장원들의 식량난이 봄철 들어 크게 악화했다.

실제 혜산시 한 농장의 경우 1개 분조에 속해 있는 농장원 세대 절반 이상이 하루 한 끼만 겨우 해결할 정도로 열악한 식량 사정에 놓여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가을 수확이 끝난 후 이 농장의 농장원들에게 지급된 분배량은 1인당 벼 300㎏, 강냉이(옥수수) 200㎏, 밀 50㎏, 콩 20㎏ 정도였으며, 현금 분배도 1인당 30만원으로 책정됐으나 실상은 금액만 적힌 ‘빈 봉투’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3인 가족 기준으로 약 500㎏의 식량이면 수치상 1년을 버틸 수 있는 양으로 보이지만, 현실은 다르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분배받은 식량에서 앞서 봄에 빌려 가을에 갚기로 한 외상값을 제하고 다른 생활필수품을 마련하기 위해 일부를 시장에 내다 팔고 나면 실제 남는 식량은 200~300㎏ 안팎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현금 분배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농장원들이 시장에서 식량을 구해 먹을 엄두조차 내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한다. 시장의 식량 가격이 너무 올라 부담이 한층 커졌다는 얘기다.

실제로 본보가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혜산시의 한 시장에서 거래된 쌀 1㎏ 가격은 지난해 4월 27일 9700원(북한 돈)이었으나 현재는 3만원을 넘어선 상태다. 1년 만에 쌀값이 3배 이상 뛴 셈이다.

이런 가운데 농장원들은 대체 생계 수단을 찾거나 부업 활동에 나설 길마저 막히고 있다. 본격적인 농사철을 앞두고 농장 출근을 거르면 공수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그렇게 되면 가을 분배량에도 영향이 있기 때문에 농장원들은 산나물을 채취하러 갈 시간조차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소식통은 “분배량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워 당장 먹을거리를 마련하려면 산나물을 뜯으러 가야 하는데 그렇다고 출근을 안 하면 가을에 분배받는 양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에 마음대로 산나물 뜯는 데 시간을 낼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장마당이 가까우면 아침저녁으로 소일거리라도 찾겠지만,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 사는 농장원들은 그마저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구조적인 분배량 부족과 식량 가격 상승에 특히 농장원 세대가 이번 봄 보릿고개에 집중적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빠져나갈 길 없는 처지에서 농장원들의 삶의 고통은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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