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시장 물가 급등세 ‘주춤’…곡물·환율·수입품 모두 약보합

2월 초 이후 줄곧 오름세 보이더니 4월 말 들어 다소 하락…공급 개선보다 수요 둔화 영향인 듯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시의 한 장마당. /사진=데일리NK

지난 2월 초부터 두 배 가까이 급등했던 북한 시장 물가 오름세가 다소 주춤한 모양새다. 단기간 물가가 급등하면서 주민들의 구매력이 약해진 것이 물가 상승률 둔화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26일 기준 평양의 한 시장에서 거래된 쌀 1㎏의 가격은 북한 돈 3만 1000원으로 직전 조사 때인 지난 12일 당시 가격(3만 1300원)보다 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안북도 신의주와 양강도 혜산 등 다른 지역의 시장 쌀값도 이와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했는데, 26일 기준 신의주와 혜산의 한 시장 쌀 1㎏ 가격은 3만 1100원, 3만 1300원으로 각각 2주 전보다 1%, 0.6% 하락했다.

2월 초 1㎏에 평균 1만 5133원이었던 북한 시장 쌀값은 이후 지속해서 우상향 곡선을 그렸고, 지난 12일에는 평균 3만 1400원으로 2월 초 대비 107.5% 상승한 바 있다.

그렇게 짧은 기간 2배 이상 급등했던 쌀값이 4월 말 들어 약보합세로 돌아선 것이다.

시장의 옥수수 가격은 쌀보다 하락세가 큰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지난 12일 평양의 한 시장에서 9700원에 거래된 옥수수 1㎏ 가격은, 26일 8700원으로 10.3% 하락했다. 26일 기준 신의주와 혜산의 한 시장 옥수숫값도 8610원, 8900원으로 2주 전보다 약 9~10%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저가 식량인 옥수수의 가격 조정 폭이 크게 나타난 것은 시장 내 수요 위축이 쌀보다 민감하게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편, 시장의 외화 환율도 하락세를 보였다. 26일 기준 평양의 북한 원·달러 시장환율은 6만 9120원으로 2주 전 대비 약 1.4% 하락했다. 신의주와 혜산 등 다른 지역의 북한 원·달러 시장환율도 6만 9000원대로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조사 지역 3곳(평양·신의주·혜산)의 북한 원·위안 시장환율 역시 2주 전보다 2.4%가량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2월 초 북한 시장의 달러와 위안화 환율은 평균 3만 5720원, 5016원에서 연일 우상향하며 이달 중순에는 각각 96.3%, 65.9% 치솟았다. 그러다 최근 이 같은 오름세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이렇게 환율이 다소 하락하면서 시장의 일부 수입품 가격도 동반 하락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26일 기준 평양의 한 시장에서 거래된 휘발유와 경유 1㎏ 가격은 7만 6200원, 7만 2100원으로, 직전 조사 때보다 각각 1.9%, 0.7% 하락했다. 또 식용유와 설탕, 밀가루 1㎏ 가격은 8만 3100원, 8만 2800원, 3만 2600원으로 각각 2주 전보다 1.2%, 1.3%, 2.7% 내렸다.

이 같은 흐름은 공급 확대보다 수요 둔화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주민들의 실질 구매력이 크게 약화하면서 시장 소비가 위축되고, 가격 상승 압력도 함께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공급 여건 개선이 아닌 수요 위축에 따른 약보합세라는 점에서 현재의 흐름이 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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