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이 압록강·두만강 인근 접경지역 주민들에게 옷차림을 단정히 하고 강변에서의 행동을 각별히 주의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측에서 강 건너 북한 주민들의 일상을 촬영하는 일이 잦아지자, 외부 노출을 의식해 통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이달 중순 회령시와 온성군 등 중국과 맞닿은 국경 지역에 옷차림을 항상 단정히 하고 강가에서도 행동을 바로 하라는 지시가 인민반 회의를 통해 주민들에게 전달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인민반 회의에서는 구체적으로 ▲중국 사람들이 자주 사진을 촬영하는 만큼 찍히지 않도록 조심할 것 ▲항상 깨끗하고 단정한 옷차림을 유지할 것 ▲두만강 주변에서 비위생적인 행위를 하지 말 것 등의 지시 사항이 전달됐다.
북한에는 수도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문제로 국경 지역 주민들이 강에서 물을 긷거나 빨래를 하는 일이 일상화돼 있다. 특히 강이 얼어 있지 않은 봄부터 가을까지는 강가를 찾는 주민들이 부쩍 많아지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 주민이 용변을 보는 일도 적지 않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문제는 중국 측에서 강 건너 북한 주민들의 일상을 촬영해 온라인에 공유하는 사례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북한 당국은 카메라에 포착돼 외부에 유통되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이 체제 이미지와 직결된다고 보고 이를 의식해 국경 지역 주민 통제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민반 회의에서 지시 내용을 전달받은 주민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일부 주민들은 “사진 찍는 사람들을 막아야지 왜 우리가 신경을 써야 하느냐”, “물을 제대로 공급해 주면 굳이 강에 나갈 일이 없다”라며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주민 불만의 핵심은 당국이 주민들의 생활 여건을 개선하려는 의지 없이 통제만 하고 있다는 데 있다. 소식통은 “주민들에게 최소한의 생활 환경도 마련해주지 않은 채 지시만 내리니 반감이 커진다”며 “중요한 것은 기본적인 생활 조건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국경 지역인 양강도 혜산시에서도 최근 인민반 회의를 통해 압록강 주변에서 행동을 바로 하고 옷차림을 단정하게 하라는 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중국 쪽에서 우리 쪽을 촬영하는 문제는 이전에도 제기돼 압록강에 나가 목욕을 하거나 용변을 보는 행위를 하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진 적 있고, 중국 카메라에 찍히면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는 경고도 있었다”며 “한동안 잠잠했던 이 문제가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소식통은 “옷차림이 단정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생활고 속에서 낡은 옷을 입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먹고살기 바쁜 주민들에게 겉모습부터 바로잡으라고 하는 것은 현실을 외면한 요구”라고 꼬집었다.
근본적인 원인은 주민들의 생활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데 있는데, 당국은 외부에 노출되는 이미지를 관리하는 데만 골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그는 “생활 여건을 개선하려는 조치는 없고 통제만 하니 지시에 염증을 느끼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며 “지금의 문제는 지시하고 통제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며 그저 곪은 상처를 덮어두는 것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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