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여름에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북한 내 냉방기기 설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에는 일부 상류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냉방기기가 최근에는 ‘필수 가전’으로 인식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24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은 “요즘은 형편만 되면 무조건 집에 냉풍기(에어컨)를 들이려고 한다”라며 “지난해 극심한 여름 무더위를 겪고 나서는 냉풍기 없이는 버티기 어렵다는 인식이 퍼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신의주시 시내를 중심으로 에어컨을 설치하는 세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전력계를 따로 설치하고 전기 사용료를 감당할 수 있는 세대들이 여름이 오기 전 서둘러 에어컨 설치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몇 년간 이어진 폭염에 냉방기기 없이 여름을 나기 힘들다는 공감대가 확대된 결과로 풀이된다.
현재 신의주 시장에는 스탠드형, 벽걸이형 등 다양한 종류의 중국산 에어컨이 유통되고 있으며, 가격은 약 2000~4000위안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인 북한 주민 세대 주택 크기를 감안하면 저가형 제품만으로도 집안 전체를 시원하게 할 수 있어 가성비 좋은 저가형 제품이 특히 인기라고 한다.
다만 열악한 전력 사정은 여전히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신의주시와 같은 대도시 중심가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전력이 공급돼 에어컨 보급이 활발하지만, 전력 사정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외곽 지역은 에어컨을 설치해도 실제 사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외곽 지역 주민들은 에어컨 가동이 가능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별도의 발전기와 배터리를 미리 확보해 두는 등 자구책 마련에도 분주한 모습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렇게 에어컨 수요가 증가하면서 설치 기술자에 대한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여름철을 앞두고 설치 문의가 빗발치면서 기술자들이 시내는 물론 주변 지역까지 출장을 다닐 정도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며 “설치 비용은 200위안으로 소득이 적은 세대는 이 역시 부담스러운 금액이지만,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냉풍기를 미리 설치해 두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어컨이 필수 가전으로 자리 잡아가는 흐름에 따라 향후 설치뿐만 아니라 청소 등 유지·보수 서비스 시장도 성장 가능성이 커 보이며, 실제로 관련 기술직이 유망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여름이 다가올수록 설치 기술자들은 더욱 바빠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여름을 앞둔 지금 같은 시기가 일 년 중 가장 돈을 많이 벌 때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설치 기술자들의 벌이가 좋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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