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 판정 받을 때까지 반복 동원…피로감 호소하는 北 주민들

봄철 국토관리 총동원 사업에 매달리느라 생계 유지도 힘들어…끊임없는 재작업에 분통 터뜨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5년 11월 19일 “운산군의 일꾼(간부)들과 근로자들이 당의 국토 관리 정책을 높이 받들고 강하천 정리 공사를 연중 꾸준히 내밀고 있다”고 선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봄철(3~4월) 국토관리 총동원 사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평안북도 일부 지역에서는 사업 검열에서 합격 판정을 받을 때까지 반복적인 동원이 이어지면서 주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1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천마군 일대에서는 도로 보수, 강하천 정리 등 대대적인 국토관리 총동원 사업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작업 범위가 예년보다 넓어지고 세부 작업량까지 크게 늘어난 데다 담당 구간에 대한 검열도 대폭 강화됐다. 이에 합격 판정을 받을 때까지 무한 반복 동원되는 방식이 적용되면서 주민들이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소식통은 “이번에는 도로 보수만 하는 게 아니라 그 주변까지 번듯하게 정리하라고 해서 과거에는 3~4일이면 마무리되던 작업이 올해는 기약 없이 길어지고 있다”며 “조금이라도 미흡하면 검열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아 합격 판정을 받을 때까지 계속해서 손봐야 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무리한 재동원이 빈번해지자 주민들 사이에서는 “일이 끝이 보이질 않는다”, “도대체 언제까지 나가야 하느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는 국토관리 사업에 대한 검열과 평가가 한층 엄격해진 데 따른 현상으로 보인다. 북한은 매년 봄과 가을에 전 주민을 동원한 국토관리 사업을 국가적 과제로 추진해오고 있는데, 최근에는 단순한 보수·정비를 넘어 외형적 완성도와 관리 상태까지 평가의 핵심 지표로 삼으면서 압박 수위를 높이는 양상이다.

문제는 현장 검열원들의 주관적인 잣대에 의해 합격 여부가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가뜩이나 동원에 불만을 품는 주민들이 횡포에 가까운 검열원들의 재작업 지시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명확한 목표 수치가 제시되지 않은 채 그저 ‘다시 하라’는 식의 명령만 반복되니 주민들이 답답할 노릇”이라며 “언제 끝날지 모르는 작업에 계속 매달리느라 장사도 제대로 못 하고 그래서 생계도 챙기기 어렵다고 토로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북한은 자연재해 방지, 사회주의 경제 건설의 토대 마련을 국토관리 총동원 사업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도 국가 차원의 자재 지원 없이 오로지 주민들의 노동력에만 의존하면서 평가 기준만 높이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사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소식통은 “지금의 국토관리 사업은 실질적으로 재해 방지에 효과가 있느냐보다 미관상 얼마나 잘 정리돼 보이느냐가 더 우선시되고 있는 듯하다”며 “결국 주민 동원 구조에 대한 개선 없이 요구 수준만 높이는 사업 방식은 주민들의 반발심만 키울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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