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 1일 새 학년 새 학기 시작을 앞두고 북한 학교들에서 교실 꾸리기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 명목으로 또다시 세외부담이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비용은 물론 작업 노동까지 떠안는 관행이 점점 더 굳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회령시, 청진시 등 도내 각 지역에서 소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일제히 학교 꾸리기가 진행되고 있다”며 “책걸상과 칠판 도색 및 보수 등 교실 꾸리기에 필요한 자금은 어김없이 학생들에게 할당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 모든 학교는 매해 3월 중순부터 말까지 새 학기 준비를 위한 교실 꾸리기 사업을 진행한다. 문제는 교실 꾸리기에 필요한 비용이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전가되면서 생활난을 겪는 가정에 부담을 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관행은 매년 반복되고 있지만 올해는 특히 물가 상승에 따른 경제난이 심화하면서 교실 꾸리기 비용에 대한 체감 부담이 더 커졌다고 한다.
실제로 청진시의 한 소학교(초등학교) 한 학급에서는 교실 꾸리기 명목으로 학생 1명에게 북한 돈 18만원이 할당됐다. 이는 시장에서 쌀 약 7㎏를 구매할 수 있는 금액으로, 생계를 근근이 이어가는 주민들에게는 절대로 적지 않은 액수다.
무상교육을 표방하는 북한에서 학교 운영에 필요한 재원 마련은 원칙적으로 해당 학교 또는 학교 후원을 맡은 기관·기업소가 책임져야 하지만, 이 같은 구조는 실상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생활난을 겪는 일부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요구하는 각종 세외부담에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각 학교와 학급마다 부담 금액에 차이가 있지만 최소 15만원에서 최대 25만원에 이른다”며 “생활난을 겪는 주민들에게는 큰돈이라 불만이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함경남도 함흥시에서도 최근 학교 꾸리기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비용이 할당된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현재 학교마다 교실 꾸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학생 1인당 평균 20만원 정도의 부담이 내려졌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는 학교 꾸리기 사업 대상 범위가 학생들의 수업 공간인 교실뿐만 아니라 교장실, 지도원실 등 교직원들이 사용하는 공간까지로 확대된 데다 학부모들이 직접 학교에 가서 횟가루칠 같은 일까지 해야 해 불만이 더욱 치솟고 있다고 한다. 교실을 포함해 학교 전반에 대한 유지·관리 비용 부담과 노력 동원이 동시에 요구되고 있는 셈이다.
소학교부터 초급중학교(중학교) 1학년까지는 아직 학생들이 어리다 보니 대부분의 학부모가 작업에 대신 동원되고, 그보다 높은 학년부터는 학생들이 직접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형편이 어느 정도 되는 가정은 반찬을 줄이더라도 자식을 위해 학교에서 제기되는 모든 과제를 해주려 한다”며 “하지만 기본 주식도 부족한 가정에서는 돈을 마련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 매년 3월만 되면 근심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교 내부를 꾸리는 것부터 교원들의 생활 문제까지 사실상 학부모들이 책임지고 있는 구조가 완전히 고착화됐다 보니 학부모들은 자녀가 하루빨리 졸업하기를 손꼽아 기다릴 정도”라며 “그래서 형편이 어려운 일부 학생들은 학교에 다니기 어려운 상황에까지 내몰리는데, 그만큼 무상교육은 아득한 일이 됐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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