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기업들이 연초부터 심각한 전력 부족으로 생산에 차질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노동당 제9차 대회에서 제시된 새로운 5개년 계획을 수행하기 위해 열린 인민위원회 산하 지방공업관리국 협의회에서 기업 관계자들이 제기한 요구 사항 가운데 전력 보장 문제가 가장 핵심적인 과제로 지목됐다.
북한에서 전력 부족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문제다. 전력이 안정적으로 공급되지 않으면 기업의 생산 시간이 줄어들고 생산 비용은 증가한다. 또한 설비 가동이 불규칙해지면서 불량품 발생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러한 문제는 결국 기업의 계획 수행 차질과 가동 중단으로 이어지며, 지역 경제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지방 기업의 경우 생산 과정에 필요한 에너지의 대부분을 전력에 의존하고 있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전력 공급이 중단될 경우 설비 가동이 멈추는 등 생산 활동 자체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최근 북한 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지방발전 20×10 정책’도 전력 수요 증가라는 새로운 부담을 낳고 있다. 지방공업공장과 병원, 생활편의 시설 등을 동시에 건설하는 정책이 추진되면서 지역의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평안남도 성천군의 지방공업공장의 경우 전력 부족으로 하루 평균 3시간 정도만 설비를 가동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는 전언도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성천군만의 문제가 아니다. 여러 지역에서 전력 부족이 기업 생산과 주민 생활을 동시에 제약하는 주요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북한이 매년 20개씩 지방공업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추진하더라도 전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결국 매년 지방공업공장을 신규 건설하려는 정책의 성패는 충분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전력망 확보 여부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북한이 이러한 수요를 단기간에 충족시킬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현재 북한에서는 중앙과 지방을 막론하고 전력망 연결을 기다리는 기업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평안남도 성천군 배전부 관계자도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전력 부족 문제가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고 한다.
북한의 전력 부족은 최근에 나타난 문제가 아니다. 이미 1970년대부터 전력 생산 능력이 산업과 경제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가 지속되어 왔다. 북한 당국 역시 이러한 현실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에 오랫동안 ‘전기 절약’이 중요한 정책 구호로 강조되어 왔다.
최근 몇 년 사이 북한 기업들이 체감하는 전력 부족 압박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공급 부족만의 문제가 아니라 노후화된 발전 설비, 송배전 손실, 불안정한 전력망 등 여러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이 어떤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는 중요한 관찰 대상이다. 에너지 구조를 어떻게 개선하고 전력 생산과 공급 체계를 어떻게 안정화할 것인지가 향후 산업 정책의 핵심 과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노동당 제9차 당대회에서도 전력 문제는 주요 경제 과제 가운데 하나로 강조됐다. 이는 북한 당국 역시 전력 부족이 경제 발전의 핵심 제약 요인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앞으로의 관건은 북한이 전력 생산 확대와 전력망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느냐에 있다. 전력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만큼, 북한 당국이 어떤 정책적 대응과 움직임을 보이는지 지속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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