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학교지원 월간’을 내세운 교육 환경 개선 사업이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특정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학교의 지원 요구가 이어지며 학부모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3월 학교지원 월간을 계기로 숙천군 내 학교들에서는 교내외 시설 보수, 교육기자재 확충 사업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으며, 이 사업에 학부모들의 참여를 요구하는 움직임도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
일부 학교는 도서관과 과학실험실, 컴퓨터실 등 시설 정비는 물론 운동장과 실외 수영장 보수 등 비교적 규모가 큰 공사까지 추진하면서 필요한 자재와 비용을 학부모들에게 지원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국가나 지역 단위의 지원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 학교들에서 추진하는 각종 ‘학교 꾸리기’ 사업 비용은 사실상 학부모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특히 개별 학생에게 일률적으로 부담을 지우는 데 한계가 있다 보니 최근 학교들에서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거나 사회적으로 지위가 있는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지원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요즘은 담임 교원들이 수업을 하려고 출근하는 것이 아니라 학부모들을 찾아다니며 학교 지원을 설득하려고 출근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라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학급장이나 분단위원장, 청년동맹·소년단 열성자 등 학급 내에서 특정 역할을 맡았거나 정치적으로 높이 평가된 학생들의 학부모들이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
문제는 학교 측이 노골적으로 상당한 자재나 비용을 요구하고 있어 학부모들이 부담을 넘어 불쾌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숙천군의 한 학부모는 “정도가 있지, 학교에서 열성자 하는 아이가 둘만 돼도 부담이 엄청나다”며 “큰 아이는 수영장 보수에 필요한 세멘트(시멘트) 2톤을 요구받았고, 작은 아이는 교실 책상과 의자를 교체해달라고 요구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 학부모는 “부모 형편을 보고 열성자를 시킨다는 것을 이미 알고 받아들였더라도 이 정도면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다음 해부터는 열성자라는 걸 당장 그만두게 할 생각”이라고 했다.
소식통은 “표창도 한두 번이지 계속 반복되면 의미가 없다는 말이 나올 만큼 정치적인 평가를 앞세우는 것도 점점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며 “학교 꾸리기 사업이 한두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보니 아무리 생활적으로 여유가 있어도 이런 요구가 반복되면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런 상황은 교사들에게도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학부모들을 찾아다니며 지원을 요청해야 하는 교사들 역시 괴롭기는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학부모들의 냉담하고 싸늘한 태도에도 지원을 부탁해야 하는 것은 물론, 이 과정에서 학부모와의 관계가 틀어져 스트레스를 받는 교사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교사들 사이에서는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돈 있고 힘 있는 학부모라도 있는 것이 낫다”라는 말이 나온다. 얼마나 지원을 받았는지에 따라 학급 간 격차가 벌어지는데, 이것이 교사들의 평가와도 직결돼 교사들 역시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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