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중앙통신은 2월 28일 “김정은 총비서가 주요 간부들과 군 지휘관들에게 신형 저격소총을 수여했다”고 보도했다. 그 보도에서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 ‘당 총무부장’ 직함으로 소개되었다. 한국의 주요 언론들은 이 인사를 ‘승진’으로 보도하며 김여정의 권력이 강화됐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정말 그렇게 볼 수 있을까?
내가 의문을 가지는 첫 번째 이유는 조선중앙통신이 의도적으로 ‘당 총무부장’이라는 직함을 공개했다는 점이다. 북한은 보통 고위 간부들의 직함을 자세히 밝히지 않는다. 이는 내부 권력관계를 외부에 불필요하게 노출하지 않기 위해서다. 김여정은 과거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으로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북한 매체들은 단지 ‘부부장’이라고만 보도했을 뿐이었다.
두 번째 이유는 ‘총무부’라는 부서의 중요성에 대한 의문이다. 왕실 자금을 담당하는 당 39호실 간부 출신 이정호 씨는 필자와의 직접 통화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당 총무부장의 권한은 당 문서의 관리와 보관 정도에 불과하다. 사실상 권한이 거의 없는 한직이다.” 반면 김여정이 부부장으로 있던 선전선동부는 최고지도자를 제외한 모든 간부와 주민들의 사상 통제를 담당하는 핵심 부서다. 이 부서는 당 조직지도부와 함께 노동당 권력의 핵심 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일도 과거 이 두 부서의 부장을 맡은 적이 있었다. 선전선동부는 각 지역 선전선동대, 지도자 동상·벽화 관리, 문화예술 부문 등 전국적인 조직과 자금을 관리한다. 반면 총무부가 관리하는 주요 조직은 자강도에 있는 문서 보관 창고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상식적으로 보면 선전선동부 부부장에서 총무부장으로 이동하는 것은 승진이 아니라 좌천에 가깝다.
조선중앙통신이 신형 저격소총 행사와 함께 공개한 40장의 사진도 중요한 단서다. 이 행사에는 김정은과 그의 딸 김주애가 함께 참석했다. 김정은이 당 간부와 장성들에게 소총을 수여할 때 옆에서 보좌한 사람은 김주애였다. 과거 남북 정상회담이나 미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을 보좌했던 인물은 김여정이었다. 하지만 이번 행사에서 김여정은 단지 소총을 받는 간부 중 한 명이었다.
시험 사격 행사 사진에서도 김주애는 단독으로 등장하는 장면이 있었지만 김여정은 다른 간부들과 함께 찍힌 사진뿐이었다. 과거 두 사람이 함께 찍힌 사진은 거의 없었다. 2006~2008년 평양에서 근무했던 전 영국 대사 존 에버라드는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두 사람이 함께 찍힌 사진이 거의 없다는 점은 경쟁 관계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북한에는 “권력은 최고지도자와의 거리로 결정된다”라는 말이 있다. 이번 행사에서 김정은 바로 옆에 있었던 사람은 김주애였다.
김여정의 권력은 강화됐을까, 약화됐을까. 이정호 씨는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김정은이 장래 권력투쟁 가능성을 우려해 김여정을 견제하기 위해 권한이 약한 총무부장으로 이동시켰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당 규정이 그대로 적용된다면 김여정은 앞으로 대외 활동에도 참여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하지만 지난 10일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한미연합훈련 시작 하루 만에 담화를 냈다는 측면에서 보면 앞으로의 행보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백두혈통 가운데 공직에 있는 인물은 김정은과 김여정뿐이다. 김주애는 약 13세로 추정된다. 북한에서는 18세가 되어야 당원이 될 수 있으며, 당원이 아니면 국가나 군대에 명령할 수 없다. 김정일도 28세에 조직지도부장이 되면서 권력 기반을 구축했다. 김주애가 권력 기반을 구축하려면 10년 이상이 필요할 것이다. 그때까지 김정은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김여정이 최고지도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 김정은과 리설주가 이러한 상황을 우려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김여정이 기존 권력을 유지하고 있는지는 다음을 보면 알 수 있다. 앞으로도 김여정 명의 대외 담화가 계속 나오는지, 김여정의 자녀가 공개되는지, 이런 점을 통해 판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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