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부유층 자녀들, 운전 못 해도 차 산다…경제활동 핵심 자산

운전자 따로 고용해서 택시 영업 또는 화물 운송…형편 어려운 집 자녀들에겐 개인 소유 차량 '그림의 떡'

북한 평안북도 압록강변 도로 위에 정차 중인 차량. /사진=데일리NK

북한 내 개인 차량 소유 열풍이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특히 부유층 자녀들은 운전을 못 하면서도 차량을 구매해 돈벌이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복수의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북한 내 일부 지역에서 20~30대의 부유층 자녀들이 차량을 사서 돈벌이에 쓰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자신이 직접 운전을 못 하더라도 운전이 가능한 사람을 고용해 택시 영업이나 화물 운송업을 하며 안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양강도 혜산시의 한 20대 여성 청년 A씨는 돈주 부모의 도움으로 봉고차(롱구방)를 구매해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운전할 줄 모르지만, 차를 사서 돈벌이에 나서는 또래 친구들을 보고 석 달 넘게 부모에게 차를 사달라고 조른 끝에 결국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양강도 소식통은 “이 청년은 운전할 줄 아는 사람을 고용해 일정 금액을 지급하고 자기는 차장으로 활동하며 수익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차장은 운전자를 보조하면서 차량에 탑승한 승객들에게 요금을 받는 역할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차량 소유자가 차장으로 활동하는 것은 승객들에게서 직접 요금을 받아 수익을 관리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택시업으로 한 달 벌어들이는 수입은 보통 6000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내 5리(약 2㎞) 기준 요금은 5위안인데, 정원 수보다 2~3배 많은 승객을 태우고 운행하는 경우가 많아 택시업이 안정적인 돈벌이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혜산시에는 A씨처럼 경제력 있는 부모를 둔 청년들이 부모의 도움으로 차량을 소유해서 돈을 버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과거에는 차량을 소유하는 것이 꿈에 불과한 일이었으나 요즘은 개인의 차량 소유가 허용되면서 경제력만 뒷받침되면 차량을 사서 직접 운전을 하거나 운전자를 고용해 수익을 낼 수 있어서다.

소식통은 “부모 세대에서는 20대면 결혼해서 남편 뒷바라지를 하고 있을 나이인데 요즘 젊은 처녀들은 그런(결혼할) 생각 자체를 하지 않고 돈벌이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면서 “추구하는 삶의 방향 자체가 부모 세대와는 완전히 달라졌다”고 했다. 지금의 북한 청년 세대는 경제활동을 가장 우선시하고 있다는 얘기다.

함경남도 함흥시의 30대 청년 B씨 역시 부모의 도움으로 10t 트럭을 구매해 운송업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운전면허를 취득했지만 아직 능숙하지 않아 운전자를 따로 고용했고,함흥과 혜산을 오가며 화물을 운송하고 요금을 받는 식으로 현재 수익을 내고 있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운송업은 택시업과 달리 짐을 실어 나르기 때문에 운전자가 중간에 돈을 농간할 일이 거의 없어 사람만 잘 쓰면 차량주는 가만 앉아서 편하게 돈을 벌 수 있다”면서 “때문에 운전을 못 하더라도 돈만 있으면 차량을 구매해 사람을 쓰는 식으로 돈을 버는 추세”라고 했다.

이처럼 최근 북한에서는 부유층 자녀들이 차량을 소유해서 개인의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사례가 확산하고 있다. 단순히 이동의 편의를 위한 게 아니라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경제활동의 핵심 자산으로 차량을 구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부유층 자녀들의 차량 소유 열풍은 경제적으로 형편이 어려운 집 자녀들에게 큰 박탈감을 주고 있다.

소식통은 “차량 1대 가격이 보통 7만 위안에서 15만 위안 사이라 끼니 해결도 어려운 집안의 청년들은 차량 소유를 꿈도 꾸기 어렵다”면서 “과거에도 빈부격차는 있었지만 갈수록 돈 있는 사람들은 더 잘 살고 없는 사람들은 더 어려워지니 오죽하면 요즘 주민들 사이에서 ‘돈 많은 사람은 배 터져 죽고 가난한 사람은 굶어 죽는다’는 말이 돌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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